펠티어 냉각 기술 접목한 '레온 포켓 프로'
스타트업 감성 입은 대기업 소니의 한 수
냉방 성능 아쉽지만 '소니의 도전'은 눈길
소니 레온 포켓 프로(좌), 레온 포켓 5(우). 포켓 프로가 포켓5보다 냉각 면적이 두배 넓고 배터리 성능, 팬 소음 등에서 월등히 뛰어나다. ⓒ임채현 기자
소니가 내놓은 웨어러블 온도조절기 ‘레온 포켓 프로’가 여름철 소형 가전 시장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목 뒷부분에 닿는 부분을 중심으로 냉각·난방을 조절하는 이 제품은 출퇴근길, 야외 활동, 사무실 근무 등에서 '입는 방식'의 휴대용 쿨링 기기라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대형 가전사인 소니가 내놓은 '입는 냉방기'는 주변에 흔하디 흔한 손 선풍기와 어떻게 다를까. 이른바 '손풍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람이 아닌 피부 접촉을 통해 체온을 낮추는 냉각 장치라는 점이다. 냉각판을 등과 직접 접촉하게 해서 피부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약 3주간 직접 사용해 본 결과, 인상적인 점은 역시나 제품의 작동 방식과 디자인이었다. 제품을 등에서 업는다는 기분으로 뒷목에 걸고 옷 안쪽에 밀어넣어서 사용했다. 제품 표면이 피부에 있는 열을 흡수해 뜨거운 열을 통기구로 내보내는 형태다.
레온 포켓에는 '펠티어 소자' 기반의 서모 모듈이 탑재됐다. 이는 전류 방향에 따라 냉·온을 전환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로, 하나의 영역으로 냉·온열이 모두 가능하다. 쉽게 말해 추울 땐 따뜻하게, 더울 땐 시원하게 쓸 수 있다. 다만 특정 부위에만 냉각 효과가 집중돼 실내에서 쓰는 '보조 냉방' 역할에 가깝다.
실제로 사용해본 결과 해당 제품은 지하철이나 버스 통근 중, 사무실 등에서 에어컨이 약할 때 '미세한 쿨링'이 필요할 때 유용했다. 목에 거는 '넥밴드' 형태의 디자인으로 인해 무엇보다 양 손이 자유롭다는 점이 가장 큰 이점이나, 활동량이 많거나 체형에 따라 착용 위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넥밴드 길이 조절이나 고정력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소니 레온 포켓 프로를 착용한 모습. ⓒ임채현 기자
기술 중심 기업 '소니', 직원 경험 살려 제품 제작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온 포켓이 주목받는 의미는 따로 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처럼'이라는 문구를 그대로 실현한 결과물인 덕분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 2017년 엔지니어가 출장 중 극심한 온도 차로 불편을 겪은 경험에서 착안해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됐다.
기술 중심 기업으로 알려진 소니가 '사용자 경험 중심'의 감각 제품을 실험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후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를 거쳐 6세대인 '레온 포켓 프로'까지 진화했다. 2019년 첫 공개된 레온 포켓 초기 모델은 사용성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뒷목에 제품을 제대로 고정시킬 수단이 없어, 전용 포켓이 달린 셔츠를 함께 착용해야만 했고, 배터리 용량이 너무 낮아 실질적으로 활용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소니는 이후 해마다 신제품을 내놓으며 단점 개선에 주력했고 2세대부터는 본체에 넥밴드가 추가돼 별도의 전용 셔츠 없이도 간편하게 목에 걸 수 있게 됐다. 3세대 제품에서는 사용자의 피부 온도를 실시간 감지해 냉각 세기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쿨 모드'가 적용됐다. 지난해 내놓은 5세대 모델은 최대 냉각 효율이 직전 세대 대비 1.5배로 높고 배터리 지속 시간이 약 7.5시간으로 확 늘어났다.
레온 포켓 프로를 착용한 모습.ⓒ소니 홈페이지
올해 신모델의 차이점은?
올해 신모델 레온 포켓 프로는 여기서 더 진화해 공식 기준 최대 15시간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와 함께, 스마트 태그 센서를 통한 온습도 기반 자동조절 기능을 탑재했다.
팬이 없는 구조 덕분에 소음은 거의 없으며, 미니멀한 디자인은 소니 특유의 감성을 살렸다. 실제 사용자 리뷰에선 "시원하다기보다는 시원한 느낌이 든다"는 평가가 많다. 전면적으로 체온을 떨어뜨리는 강력한 냉방 기기라기보다, 특정 부위에 '쾌적함'을 제공하는 기기라는 점에서 기대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냉각 성능만을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 제품일 수 있지만, 레온 포켓은 그 자체로 소니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결과물이다. 틈새 니즈를 감지하고, 새로운 시장 반응을 보며, 시도 자체를 제품화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제품의 경쟁력 아닐까.
한여름 더위 속, '나만을 위한' 냉방기기를 찾는다면 완벽하진 않더라도 흥미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 레온 포켓 프로 국내 출시가는 29만9000원이다. 본체와 태그를 포함한 구성이다. 다소 작은 사이즈인 레온 포켓 5는 19만9000원에 소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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