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원가 절감 효과에 2분기 흑자 전환...하반기 경기 부양 기대
미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차세대 강판 등 중장기 투자 박차
미 관세 불확실성 여전...‘2+2 통상 협의’ 연기로 수출 변수 부상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 철근 감산과 원재료 가격 안정 효과에 힘입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미국 관세 불확실성 등 녹록지 않은 업황 속에서도 글로벌 대응을 강화하며 하반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과 고부가 자동차 강판 확대 등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24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9456억원, 영업이익 1018억원, 당기순이익 3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9% 늘었고,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부터 두 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2분기 실적 회복은 판매량 증가와 원료 가격 하락, 자회사 실적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철근 재고 조정과 가격 안정화를 위해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 것도 주효했다.
회사는 하반기에도 중국 철강 감산과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책에 따라 저가재 유입이 줄고 시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1분기 탄소저감 제품 양산을 목표로 전기로·고로 복합공정 투자도 진행 중이다.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중장기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열처리 설비를 개조해 3세대 강판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현재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과 적용 테스트가 진행 중으로, 이를 통해 글로벌 마케팅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일환인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설립도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현지 법인 ‘현대스틸루이지애나 LLC’를 100%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달 말까지 부지 지반조사, 다음 달 말까지 주설비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날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지분율이나 기타 세부사항은 올해 안에 많은 부분이 결정될 것”이라며 “마무리되는 대로 공시와 기업 설명회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산 후판에 대한 잠정 관세가 지난 4월부터 적용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은 빠르게 줄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국내 후판 가격이 반등 이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건설경기 회복 시 수요 반등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 동향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에 대해 회사 측은 “단기적으로 제조원가 경쟁력에는 의문이 있으나, 대규모 투자에 따라 미국 내 보호무역 정책 요구가 가능해져 향후 미국 철강 시황 개선 시 수혜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시장 진입을 위한 영업망 구축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대제철이 수출 전략과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 통상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미국이 다음 달 1일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조율할 한미 ‘2+2 통상협의’는 돌연 연기됐다. 이날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당초 25일로 예정됐던 회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 일정으로 무산됐다. 시한을 일주일 남긴 시점에서 협의 일정이 미뤄지며 철강을 포함한 수출 기업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철강 가격이 많이 올라갔고 일부 관세에 대해서는 고객사와 분담을 통해 전체적으로 판매량은 유지될 것”이라며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당사의 쿼터는 현대스틸파이프를 제외하고 약 45만톤 정도였고, 올해도 이 수준을 예상하고 업무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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