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상반기 해외수주 ‘훈풍’…“수주 지역 다변화 속도”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5.07.16 07:00  수정 2025.07.16 07:00

상반기 해외수주액 310억 달러…전년비 두 배

성장세 지속 관건은 중동 외 수주국 확대 필요

체코 원전 사업으로 유럽 진출·포트폴리오 확대 기대

ⓒ뉴시스

올해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이 3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올해 목표치인 500억 달러 달성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체코 원전 사업이 반영된 결과로 건설업계에서는 이를 토대로 유럽 시장 진출 등 수주 다변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 247개사가 해외 88개국에서 총 258건, 310억1000만 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수주액인 155억8400만 달러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급격한 수주액 증가는 무려 187억 달러에 달하는 체코에서 발주한 원전 사업이 성사된 영향이 컸다.


체코 두코바니에 신규 원전 5·6호기를 짓는 이 사업은 한국수자원공사를 비롯해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정비) 등이 참여한다.


그러나 체코 원전 사업을 제외하면 해외수주 실적은 약 123억 달러에 불과하다.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의 실적이 반토막났기 때문이다.


지역별 수주액을 살펴보면 196억8300만 달러를 기록한 유럽 다음으로 높은 실적을 거둔 곳이 중동이다. 올해 상반기 중동지역 수주액은 55억7500만 달러로 체코 원전을 제외하면 지역별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문제는 지난해 100억3200만 달러를 기록했던 수주액이 올해 들어 44.4% 감소했다는 점이다. 중동은 지난달까지도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으로 전쟁에 대한 리스크가 불거지는 등 해외사업에 대한 우려를 키워온 곳이다.


이에 장기적으로 해외 건설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중동 외 수주국을 다변화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해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한 지역 중심으로 수주가 계속되다 보면 해당 지역 내에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수주 실적이 크게 위축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업들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동에서도 수주 노력을 이어가되 다른 국가로의 수주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들을 오래 전부터 고민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설시장이 역성장을 바라보는 만큼 해외 먹거리 찾기가 절실해졌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제 2의 수주 텃밭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체코 원전 수주를 기회로 해외 진출 지역을 확대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 건설시장의 24.9%(3조7168억 달러)를 차지하는 유럽은 원전과 친환경 에너지 시설에 대한 수요가 큰 만큼 이를 공략해 사업 수주에 뛰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체코에서는 이번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계기로 테멜린 3·4호기 원전 건설 사업에서도 우선협상권이 부여된 만큼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이 가장 강점 있는 분야가 플랜트 산업쪽인데 이 안에서도 최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등 설비 분야로의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체코 원전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유럽 시장 진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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