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SKT 번호이동 위약금 종료일 앞두고 통신 3사 가입자 유치 경쟁
15일에는 갤럭시 폴더블 사전예약·22일에는 단통법 폐지로 '여름 대전' 전망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 종료일인 14일 SK텔레콤(SKT)을 비롯한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5일부터는 삼성전자 신제품 'Z폴드·플립7' 사전예약이 시작되고 22일부터는 단통법도 공식 폐지돼 이통사 간 '2라운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12일 8일간 SK텔레콤 가입자 순감 규모는 5만3832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KT로 6만1675명, LG유플러스로 6만2739명이 이동하고 SK텔레콤으로 7만582명이 옮겨온 결과다.
위약금 면제는 7월 14일 24시까지 타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를 대상으로 적용된다. 다만 장기 입원·군 복무·도서∙벽지 거주 등으로 기간 내 해지하지 못한 경우 사유 해소 후 10일 이내 해지하고 사유서를 제출하면 환급 받을 수 있다. 따라서 14일 이후에도 추가 이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전체 순감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는 적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신사 이동 시 새 약정이 시작되고, SKT의 면제 대상도 위약금에 한정돼 단말기 할부금은 그대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번호이동 시 할인폭도 고가 요금제를 선택해야 커지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SKT 가입자 순감 양상이 지속되면서 향후 SKT 가입자 점유율 하락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면서도 "빠르면 7월 가입자 순증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이탈 가입자를 잡기 위해 지난 주말에도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이 100만원대, KT·LG유플러스가 70∼80만원대의 보조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의 한 대리점은 매장 간판에 '번호이동 최대 200만원 지원'이라는 문구를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이 금액은 갤럭시 S24 울트라 기준으로 통신사가 제공하는 공시지원금과 대리점 추가지원금에 인터넷 가입 시 상품권 등을 모두 포함한 최대치라는 설명이다. 가입자 유치를 위해 200만원에 달하는 '대규모 지원금'까지 등장한 셈이다.
일부 KT 유통점은 기존 SKT 고객의 성향 별로 시나리오를 구성해 허위사실로 공포를 조장하는 대화 방식을 담은 ‘고객 설득 세일즈’ 대본까지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KT 광역본부는 자사 직원들에게 가입자 유치를 위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교체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고객 불안감을 부추겨 번호이동을 촉진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SK텔레콤도 요금 감면, 데이터 혜택 등 대규모 보상안을 내놓는 등 가입자 흡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7월 14일까지 SKT에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8월 통신요금을 50% 할인하고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매월 데이터 50GB를 추가 제공한다. 8월 'T멤버십'을 통해서는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도미노피자를 순차적으로 50% 이상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과열 마케팅이 이어지자, 이통사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SKT는 지난 7일 KT의 이용자 불안 조장 행위에 대해 조사해달라며 방통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허위과장광고 등 이용자 피해를 유발하는 이통사의 과도한 마케팅에 대해 실태점검 중이다. 또한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와 관련해 대리점 및 판매점 등 유통망들의 휴대폰 지원금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이용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11일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마케팅 과열은 여름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15일부터 갤럭시 폴더블 신제품 사전예약이 시작되는데다, 같은 달 22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공식적으로 폐지돼 '제 2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단말기유통법이 폐지되면 15%로 묶여 있던 공시지원금 상한선이 사라진다.
특히 SK텔레콤은 최근 해킹 사고와 위약금 면제로 인한 대규모 가입자 이탈을 겪은 만큼, 이번 폴더블 신제품을 ‘복귀 카드’로 삼아 공격적인 판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뺏고 뺏기는 가입자 유치 경쟁 속, 이통 3사의 무선 부문 이익 개선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T의 경우 유심 교체 등 2분기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고 KT와 LG유플러스는 마케팅비 확대로 단기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SKT 연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영업이익 5240억원)를 크게 하회할 전망"이라며 유심 교체 비용을 일단 최대치로 반영하고 향후 환입하는 방식으로 회계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T와 LG유플러스 모두 신규 가입자 유치 위한 단기 마케팅 비용 확대로 단기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이며, 실질적인 수익 기여는 3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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