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회사의 반격...GS 변화 이끄는 허태수의 'AI’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07.09 16:51  수정 2025.07.09 16:51

‘주도적 인공지능 전환’ 본격화…계열사 기술 적용 확산

취임 전부터 디지털 전환 관심...“사장단도 직접 실습”

‘미소’로 연결된 AX...자체 플랫폼 통해 실질업무 혁신

허태수 GS그룹 회장ⓒGS그룹

GS그룹이 전통 정유 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주도적인 인공지능(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디지털 전략이 최근 AI 기술을 매개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GS그룹이 ‘AX(AI 전환)’ 전략 아래 전 계열사에 걸쳐 AI 기반의 업무 혁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AI는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허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을 목표로 한다.


GS그룹은 최근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인 ‘미소(MISO)’를 출시한 뒤 이를 계열사에 적용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GS칼텍스가 이달 ‘미소’를 기반으로 한 사내 생성형 AI 시스템 ‘AIU(AI+油·기름 유)’를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코딩 지식이 없는 직원도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임직원들이 개발한 AI 에이전트를 AIU 플랫폼 안에서 자유롭게 공유할수 있다.


계열사별로도 실전 적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GS리테일은 고객 응대 챗봇과 수요 예측 시스템을, GS건설은 건축 시뮬레이션과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GS E&R은 산악지형 기반의 풍력 발전 예측 AI 솔루션을 자체 개발한 상황이다. GS파워는 발전소 데이터를 통합해 AI 학습 기반을 마련 중이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허 회장의 선제적 디지털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그는 2020년 회장 취임 직후 ‘52g(5pen 2nnovation GS)’ 프로그램을 출범시키며 디지털 조직 문화 확산에 힘써 왔다. 이후 AI 해커톤과 사내 공모전 등을 정례화해 현업 직원이 자발적으로 과제를 발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2023년부터는 계열사 임원들이 참여하는 ‘AI·디지털 협의체’도 분기마다 운영 중이다.


허 회장은 지난 3월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AI 혁신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취임하며 “AI는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산업 전반의 혁신이 시급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사장단에게는 “직접 생성형 AI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고 주문할 만큼 그룹 차원의 기술 전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허 회장의 행보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는 회장 취임 이전부터 AI와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강조하며 GS의 디지털 기반을 조기에 구축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그룹 내부에선 일찌감치 ‘디지털 혁신 전도사’로 불려왔다. 이 같은 기조가 전통 제조업 중심의 GS그룹 안에서 서서히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GS그룹 관계자는 “GS의 AX 전략은 탑다운 방식이 아니라 현업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AI를 활용해 해결해가는 구조”라며 “최근에는 미소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방식의 실질적인 혁신이 이뤄지고 있고, 기존 사업에 AI를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 전환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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