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변신 중④] "돈보다 일상" 학사관리부터 건강관리까지 다 된다구요?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입력 2025.07.04 07:04  수정 2025.07.04 07:04

예금·대출만 하던 은행, 이제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중

"나의 집, 나의 학교, 나의 건강…모두 은행 안에 있다"

일상과 함께 '삶의 동반자'로 은행 재정의

최근 가계대출에는 금융당국의 직접적이고도 강력한 제동이 걸렸고, 기업대출에서는 연체율이 오르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제한되는 등 은행의 수익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예대마진에 의존하던 은행들의 이자이익 성장세는 둔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에 은행권은 본업 바깥에서 '생활 속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히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배달 서비스부터 알뜰폰, 여행 특화 카드, 학사관리·건강관리 등 비금융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전 세대 고객의 '일상'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본격화 하고 있다. '은행은 변신 중' 기획 시리즈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 본다. 은행이 더 이상 '돈만 맡기는 곳'이 아닌, 고객의 하루를 설계하고 동네 경제를 살리며, 취향을 반영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4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KB국민은행이 부동산 종합플랫폼 KB부동산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든든전세주택 매물 정보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

"은행은 이제 돈만 맡기는 곳이 아니다."


은행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한때 예금과 대출 같은 전통적 금융서비스에 머물렀던 은행이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 중이다.


우리 집 관리는 물론, 학사관리부터 건강관리, 취업·은퇴 준비까지…. 지금 은행은 일상의 거의 모든 순간을 함께하며 '동반자'로 재정의되고 있다.


'부동산 강자' 정체성 살린 'KB부동산'
집 구하기부터 관리까지, 주거생활 전반 관리 플랫폼 구축


KB국민은행은 '부동산 강자'의 정체성을 살려, 집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한곳에 모은 생활밀착형 플랫폼 'KB부동산'을 구축했다.


단순한 시세 조회를 넘어 매물 탐색, 커뮤니티 소통, 전세안전진단, 비대면 대출까지 제공하며, 고객의 주거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디지털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2023년에는 고객 주소 기반의 맞춤형 기능인 '우리집' 서비스를 추가했다. 고객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이나 관심 있는 단지를 등록하면, 해당 부동산의 시세 변동, 매물 등록, 단지 커뮤니티 새 글 등 모든 관련 정보를 앱 푸시로 실시간 받아볼 수 있다.


KB부동산은 부동산 정보와 대출 연결이라는 금융 플랫폼 본연의 강점도 살렸다. '내집분석', '찾아줘 내집' 등 조건 기반 매물 추천 기능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집을 찾으면, 해당 매물에 바로 적용 가능한 비대면 전용대출(전세대출, 갈아타기 대출, 생활자금대출 등) 한도를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집 구하는 과정의 불안도 줄였다. KB부동산은 2023년 9월 '전세안전진단' 서비스를 시작했다. 부동산 스타트업 '홈큐'와 제휴해 개발된 이 기능은 고객이 전세 주소와 보증금만 입력하면, 등기부등본과 시세를 바탕으로 보증금 회수 가능성과 권리 분석 결과를 자동 보고서로 제공한다.


앱에서 동네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KB부동산은 2022년 '커뮤니티 기능'을 도입해 지역 기반 사용자들이 자신의 아파트 후기, 부동산 정보 등을 나누는 SNS형 게시판을 운영 중이다.


매일 접속하면 별(포인트)을 받을 수 있는 출석 체크와 미션 달성 시 별을 적립할 수 있는 다양한 혜택 등도 제공 중이다. KB부동산에서 모은 별은 KB스타뱅킹과 연계해 스타포인트로도 교환할 수 있다.


신한은행이 만든 대학생을 위한 플랫폼 '헤이영 캠퍼스'는 대표적인 MZ세대 밀착 서비스다.ⓒ신한은행
MZ세대 겨냥한 '헤이영 캠퍼스'
학사 서비스에서 이제는 금융 연계 기능까지 확장


신한은행이 만든 대학생을 위한 플랫폼 '헤이영 캠퍼스'는 대표적인 MZ세대 밀착 서비스다.


지난 2022년 출시된 이 플랫폼은 현재 전국 339개 대학 중 절반인 162개 대학과 협약을 맺고, 6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대학 생활 필수앱으로 자리잡았다.


처음엔 수업 조회·성적 확인 등 학사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지만,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수업무 승인을 받은 뒤 금융 연계 기능까지 확장됐다.


등록금 분할 납부, 체크카드 연동, 장학금 조회 등 생활 속 금융까지 통합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프라인 활동도 활발하다. 분기별 대학생 초청 행사 'Hey Day',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헤이영 서포터즈', 아이디어톤 대회 등을 통해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하나은행이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HANA THE NEXT)'를 통해 차별화된 금융·비금융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하나은행
은퇴 후 삶까지 함께 '하나더넥스트'
시니어를 위한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


청년뿐 아니라 시니어 세대도 빠질 수 없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하나더넥스트(Hana The Next)'라는 브랜드를 통해 시니어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하나더넥스트'는 단순한 은퇴 상품을 넘어 연금 수령, 치매보험, 자산 이전, 요양시설, 세미나까지 통합 제공하는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이다.


실제로 하나은행, 하나자산운용, 하나손해보험, 하나증권 등 하나금융그룹 내 관계사 간 협업으로 연금형 신탁, 치매 간병 보험, 노후 투자 상품 등을 함께 출시하며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눈에 띄는 건 전용 라운지 개소다. 서울 을지로, 선릉, 서초 등지에 문을 연 '하나더넥스트 라운지'에서는 누구나 무료로 상속·증여, 자산관리, 부동산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와인·챗GPT 세미나, 절세 노하우 특강 등 비금융 콘텐츠도 인기다.


취업까지 연계하는 일자리 사업도 눈길을 끈다. 중장년 구직자를 위한 취업 박람회 '하나 잡(JOB) 매칭 페스타'를 운영하며, 전국 주요 거점 도시에서 현장 면접과 컨설팅, 이력서 코칭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 파워 온 세컨드 라이프' 프로그램은 4050·5060세대를 위한 대표 재취업 플랫폼으로, 교육부터 구직, 창업연계까지 원스톱 지원한다.


헬스케어, 디지털 분야 등 미래형 일자리 중심의 커리큘럼을 운영하며 새로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있다.


이제 은행은 우리 집 관리, 학사관리, 건강 돌봄과 은퇴 설계, 일자리 연결까지. 단순한 '돈' 관리가 아닌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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