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원·달러 환율 1357.4원 마감…전날 종가 比 0.5원↑
달러인덱스 전날 대비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
전문가 "미국 정책 혼선에 달러 신뢰 약해져…약세 나타나"
"환율 서서히 더 떨어질 듯…1~2년 내 1200원 복귀 가능"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소폭 오르며 1357원대로 마감했지만, 달러 약세 영향 속에 1350원대 흐름은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미국발 정책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당분간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거래 종가 대비 0.5원 오른 1357.4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356원에 하락 출발한 뒤 한때 1354.7원까지 저점을 낮췄지만, 상승세로 마감했다.
경기 둔화·금리 인하 기대·관세 연장 가능성에 달러 약세 지속
달러 약세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맞물려 있다. 최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내 금리 인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간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감률(전기 대비 연율 확정치)이 -0.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나온 잠정치(-0.2%)에서 하향 조정된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임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조기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금리 인하 기대를 한층 높였다.
이와 별도로 관세 관련 영향도 있다. 미국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7월 8일에서 더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달러인덱스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 기록
전문가들 "당분간 약달러 흐름 지속 전망"
달러 가치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지수인 달러인덱스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전날 장중 97.270까지 떨어지며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이날 97.259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미국발 금리 인하 기대와 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달러화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자금이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에서 이탈하고, 경기 둔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구조적인 약달러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달러 약세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장기국채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했고, 무역 적자도 크게 나타나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S&P 500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이나 외국인 투자세 철회 여부 등 몇 가지 변수는 남아 있지만, 전반적인 여건은 달러 약세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원·달러 환율은 서서히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인 만큼, 당분간은 지금처럼 등락이 반복될 것"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1~2년 안에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내 정책 혼선이 이어지면서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약해졌고, 이로 인해 글로벌 차원의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이 1350원 아래로 내려가려면 수출 개선 등 추동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그런 요소가 가시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는 약세 흐름을 당분간 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 연준의 금리 정책에 따라 방향 전환이 있을 수 있어 그게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며 "현재 경기 여건을 고려할 때 1350원대가 적정 환율 수준으로 보인다. 이보다 더 하락하려면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에 뚜렷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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