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USA 2025] "의미 있는 기술 이전이 목표"…삼진제약의 글로벌 진출 '청사진'

보스턴(미국) =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06.22 06:00  수정 2025.06.23 10:40

이수민 삼진제약 연구센터장 인터뷰

창사 이래 처음 바이오 USA 기업 발표 참여

ADC 개발 등 기업 전반 체질 개선 속도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바이오 USA 행사장에서 이수민 삼진제약 연구센터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게보린’ 제조사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삼진제약이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현장에서 만난 이수민 삼진제약 연구센터장은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삼진제약은 이번 바이오 USA 행사에서 처음으로 기업 발표 세션을 맡았다. 단독 부스는 따로 꾸려지지 않았지만 이 센터장을 비롯한 삼진제약 관계자들은 약 30개 기업과 릴레이 미팅을 진행했다.


이 센터장은 “이번 발표는 그간의 연구성과를 세계 시장에 공유한 뜻깊은 기회였다”며 “발표 이후 글로벌 제약사들과 활발한 미팅을 수행하며 구체적인 협력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파트너십 논의의 중심에는 ADC 파이프라인이 있다. 삼진제약은 암세포 특이적 대사 과정을 차단하는 ‘온코스타브’와 선천면역을 활성화하는 ‘온코플레임’이라는 두가지 차세대 ADC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 센터장은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조준한 ADC 개발 전략을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 ADC 시장의 대표 품목인 ‘엔허투’에 내성이 생긴 암 모델에서 우리 후보물질이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이 데이터를 가지고 지금 여러 글로벌 회사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으며 가장 빠르게 개발 중인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번 바이오 USA 현장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잘 준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ADC와 함께 삼진제약이 전면에 내세운 또 다른 무기는 만성 두드러기 등 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SJN314’다. 피부 면역세포에 특이적으로 발현돼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특정 면역조절인자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저분자 신약이다.


이 센터장은 “SJN314는 경쟁 약물 대비 월등한 효능과 우수한 안전성을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며 “베스트 인 클래스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아 이번 행사에서도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통 제약사가 감당하기 힘든 막대한 R&D 비용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는 ‘국가 과제’를 꼽았다. 이 센터장은 “R&D 파이프라인을 크게 돌리고 있지만 국가 과제 선정으로 비용은 실질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3년간 다수의 과제가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 과기부, 산자부 등 국가 과제로 선정됐다”며 “덕분에 14억~15억원에 달하는 원숭이 독성 시험 비용 중 13억원을 지원 받는 등 R&D 비용의 상당 부분을 국가 과제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진제약의 체질 변화는 2021년 마곡 연구센터를 열고 이듬해 신약 개발 전문가인 이 센터장을 영입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센터장 영입 이후 삼진제약은 이중항체, ADC, 표적단백질분해(TPD) 등 최신 모달리티 내재화에 속도를 올렸다.


이 센터장은 처음 삼진제약에 합류해 ADC 개발을 선언했을 때 내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처음 와서 ADC를 한다고 했을 때 내부 연구원들의 반대도 많았지만 지금은 다들 너무나 자랑스럽게 매치하고 있다”며 “우리가 학회에서 발표를 맡을 정도로 데이터를 쌓아가자 연구원들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ADC 같은 신규 모달리티의 가시적인 성과를,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기술이전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잘하는 스몰 몰레큘(저분자 화합물) 신약은 5년 안에 의미 있는 기술이전을 이뤄낼 것”이라며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3년, 5년에 한 번씩 꾸준히 성과를 낼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목표를 묻는 질문에 ‘완전한 신약 개발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의미 있는 기술 이전을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임상 전 과정을 거쳐 시장에 론칭하는 신약 개발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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