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니어, ‘루프탑 코리안’ 사진 게재…LA한인회 “트라우마 이용 말라”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6.10 15:04  수정 2025.06.10 15:0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8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 계정에 “루프탑 코리안 다시 위대하게!“(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라는 문구와 함께 올린 사진. 1992년 LA 폭동 때 직접 무장해 폭도에 맞선 한인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X 캡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1992년 LA 폭동 사태 당시 한인 자경단 사진을 올린데 대해 LA 한인회가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LA한인회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LA에서 아직까지 소요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마당에 트럼프 주니어는 33년 전의 LA 폭동 당시 ‘루프탑 코리안’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게재하는 경솔함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장남이자, 약 15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그의 행동은 살얼음과 같은 지금 시기에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LA한인회는 이어 “한인들의 지난 트라우마를 어떤 목적으로든 절대로, 절대로 이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전날 X에 과거 LA 폭동 당시 한인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사진을 올리며 “루프탑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라고 올렸다. 해당 사진은 한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건물 옥상에서 총기를 손질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 상단에는 사진에는 “한인들이 옥상에 오르자 폭동이 멈췄다”는 설명도 달렸다.


트럼프 주니어가 한인 자경단의 사진을 올린 것은 무법상태였던 33년 전의 LA 폭동을 상기시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대응을 옹호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를 당시 폭동에 빗대 과거 자경단을 꾸려 직접 진압에 나선 한인들을 소환해 추켜세운 것이다.


1992년 발생한 LA 폭동 당시 폭도들의 표적이 돼 약탈·방화 등 피해를 본 한인들은 총기로 무장한 채 자경단을 꾸려 한인타운을 지켰고, 현지인들에게 ‘루프탑 코리안’으로 불렸다. 이들 덕분에 한인 상점가는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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