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비상사태 고려"… HIV 감염 전년보다 44% 폭증한 '이 나라'

유정선 기자 (dwt8485@dailian.co.kr)

입력 2025.06.07 19:16  수정 2025.06.07 19:33

필리핀. ⓒ게티이미지뱅크

필리핀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필리핀 정부가 국가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필리핀스타·인콰이어러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필리핀 보건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올해 1~4월 HIV 신규 감염 건수가 6703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일평균 56건 수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늘어난 수치이다.


HIV는 에이즈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로 혈액, 정액, 모유 등 감염인의 체액에 존재한다. HIV에 감염되면, 면역체계가 서서히 약화돼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AIDS(에이즈)로 진행된다.


증상은 사람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나는데 일반적으로 감염 초기에는 발열, 몸살 기운, 장염 등 전형적인 일반 바이러스 감염과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HIV에 걸린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는 이상 증상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가장 주된 전파 경로는 성관계다. 특히 최근 사례의 83%가 남성 간 성교와 관련이 있다고 필리핀 보건부는 지적했다.


테오도로 허보사 보건부 장관은 "지금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엠폭스가 아니라 HIV의 확산"이라면서 "HIV에 대해 국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리핀의 HIV 감염 현황에서 우려되는 점은 신규 감염자 중 상당수가 젊은이라는 것"이라면서 "15∼25세의 HIV 감염 건수가 약 500% 증가했다"고 전했다.


필리핀에서는 HIV 감염과 에이즈 발병으로 올해 1분기에만 145명이 사망했다.


허보사 장관은 "HIV가 이제 더 이상 사형 선고가 아니고 치료가 가능한 만큼 HIV 검사·예방·치료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피임기구, HIV 감염 위험 감소 요법(PrEP) 등을 이용해 안전하게 성적 접촉을 안전하게 가져 달라"고 촉구했다. 프렙(PrEP)은 HIV감염 고위험군(파트너가 HIV감염인, 남성 동성애자 등)이 매일 하루 한 알 HIV 치료제를 복용하는 요법이다. 이렇게 하면 HIV감염을 99%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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