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역대 최대 실적 ‘5조’ 달성
SK에코·현엔, 올해 수주실적 ‘전무’
하반기 압구정·여의도 등 치열한 경쟁 예고
올 상반기 마무리가 다가오는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이 극명하게 나뉘는 모습이다.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전반적인 선별수주 기조가 뚜렷해진 상황이지만 공격적인 수주로 빠르게 수주고를 채우는 건설사가 있는 반면 여태 마수걸이도 하지 못한 곳도 있다.
2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정비사업 수주실적은 5조213억원으로 독보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3년 2조951억원, 2024년 3조6398억원 등 연간 수주실적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상반기 실적만으로 이미 역대 최고 실적이다.
한동안 정비사업 수주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삼성물산은 최근 몇 년 새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는 사이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에 대한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조합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점도 주효했단 풀이다.
올해 삼성물산은 1조5600억원 규모의 한남4구역 재개발을 시작으로 서초구 신반포4차, 송파구 한양3차 등 한강변 알짜 사업지의 시공권을 줄줄이 확보했다.
2위는 포스코이앤씨로 3조4328억원의 수주고를 올린 상태다. 최근 1조9796억원 규모의 이수 극동·우성2·3단지 리모델링을 수주하면서 단숨에 ‘3조클럽’에 입성했다.
포스코이앤씨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상반기 수주시장의 대미를 장식할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 들어 1조3018억원의 수주 먹거리를 확보했다.
3위인 현대건설은 ‘3조클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 강남 개포주공 6·7단지(1조5138억원)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2조9420억원의 수주실적을 쌓은 상태다.
올 초 한남4구역에서 치열한 수주전을 펼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하반기 수주 격전지로 꼽히는 압구정2구역에서 다시 맞대결에 나선다. 반년 만에 수주전을 재차 치르게 되면서 두 건설사 모두 조합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달 31일 한남뉴타운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한남5구역 시공권을 확보해 2조6830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상반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어 롯데건설과 GS건설이 각각 2조5354억원, 2조1949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현재까지 수주 금액이 2981억원에 그친 대우건설은 하반기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당장 오는 19일 입찰 마감을 앞둔 개포우성7차 재건축에 출사표를 던졌고 용산 청파1구역과 여의도 시범 등도 관심 있게 검토 중이다.
SK에코플랜트와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아직 마수걸이 수주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연초 서울-세종고속도로 붕괴사고 이후 내부 조직 재정비 및 안전성 강화 등을 우선 과제로 수행하면서 수주 일감 확보가 늦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선별수주 기조가 강해지면서 수의계약으로 수주 곳간을 채우는 건설사가 늘었지만 업계에선 하반기 압구정·여의도·성수 등 굵직한 정비사업장을 중심으로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오는 2027년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대기 중인 사업지가 많아 건설 업황 침체와 별개로 건설사들의 수주 행보도 빨라질 거란 전망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공급 확대를 위한 정비 사업 활성화 정책은 연속성있게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며 “사업 여건이 좋지 않은 건 마찬가지지만 시평 10위권 내 건설사들은 어느 정도 자금력을 갖춘 곳들이어서 꾸준히 수주 실적을 쌓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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