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2세대 AMG GT 55 서킷 주행 시승기
안전성 높아진 '벤츠의 심장' AMT GT… "더 짜릿해"
진한 기름 냄새로 물든 올해 상반기 신차 라인업
"이게 벤츠지!"
벤츠의 신형 AMT GT에서 내린 이들이 하나같이 감탄사를 쏟아냈다. 4.3km에 달하는 서킷을 쉬지 않고 3바퀴나 돌았지만, 운전대를 놓을 때 아쉬워하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지난 28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만난 2세대 AMG GT는 벤츠의 심장이라는 상징성은 그대로 지켜내면서, 더욱 정교하고 안정감있게 진화한 모습이었다.
AMG GT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인 AMG가 SLS, 2도어 GT, GT 4도어 쿠페, SL에 이어 독자적으로 개발한 다섯 번째 스포츠카로, AMG의 본질과 가치를 가장 잘 담아낸 상징적인 모델로 평가받는다.
1세대 AMG GT가 교육이라곤 받은 적 없는 야생마였다면, 2세대 AMG GT는 철저한 주입식 교육 아래서 '극한의 주행감'을 학습한 듯 했다. 더 빨라졌고, 더 똑똑해졌고, 더 안전해졌다.
2세대 AMG GT는 10년 만의 세대변경인 만큼 디자인에서부터 큰 변화를 감행한 모습이었다.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하나의 캐릭터처럼 각인된 AMG GT의 모습은 2세대 모델을 보자마자 단번에 잊혀졌다.
단연 눈에 띄는 건 3개의 점선 모양으로 탈바꿈한 헤드램프다. 전작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기도 하다. 기존엔 길게 치켜뜬 모양이었던 눈매가 점선으로 채워진 대각선으로 변화하면서 더욱 날렵한 느낌을 낸다.
그릴은 전작처럼 땅에 붙었다싶을 정도로 낮게 위치하면서도, 가로로 더 넓어지며 고성능 냄새를 풀풀 풍긴다.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은 근육질의 느낌을 더하고, 전면 유리는 기존보다 각도가 더 완만해지면서 시야각이 넓어졌다.
리어램프 역시 헤드램프에서 적용됐던 '쓰리 포인트'가 탑재되며 통일성을 살렸다. 전면에선 양쪽 상단으로 사선으로 올라가는 디자인이었다면, 후면은 양쪽 쓰리포인트 테일램프가 수평으로 빛나면서 안그래도 넓은 어깨를 더 넓어보이게 만든다.
두툼한 덩치와 날카로운 얼굴에서부터 자신감을 내보이지만, 역시 AMG GT의 '맛'은 시동을 걸었을 때 부터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마자 엉덩이에서부터 등을 타고 올라오는 굵직한 울음소리에 소름이 머리 끝까지 끼쳤다.
시속 200km에 달할 정도로 속도를 높였다가도, 순식간에 속도를 줄이고 커브를 돌아내야하는 구간이 몇번씩 반복되는 서킷은 AMG GT가 달리기에 가장 최적의 환경이었다. 가속페달은 밟는 족족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순식간에 속도를 올려내고, 이에 걸맞는 브레이크는 폭발적인 속도가 민망할 정도로 훌륭하게 감속한다.
특히 온몸으로 체감되는 변화는 1세대 AMG GT 대비 월등히 강력해진 가속성능이다. 1세대 모델이 사자 울음 소리를 먼저 내지른 후 속도를 올려내기 시작했다면, 2세대 AMG GT는 엔진소리가 울려퍼지는 동시에 튀어나간다. 수치만 보더라도 1세대 모델에서 5초였던 제로백(0km에서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2세대로 진화하며 3.9초로 줄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잠시 전기차 고민을 잊고 벤츠가 '가장 잘하는 것'들로만 채워졌다. 2세대 AMG GT, AMG SL 43, E 53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CLE 53 카브리올레 등 내연기관차들이 서킷 위를 가득 메우면서다. 올해 상반기 벤츠의 신차 라인업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전기차 전환을 막을 수는 없지만, 올해만큼은 진한 기름 냄새로 영위해온 100년의 역사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하다. 하반기에도 AMG CLE 쿠페, 마이바흐 SL 등 벤츠의 고성능 정체성을 사랑하는 국내 팬들에게는 선물 같은 라인업이 쏟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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