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흑연 보조금 최대 721% 판단…상계관세 예비 결정
흑연 수출 봉쇄 가능성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신호탄
비중국계 유일 대규모 공급처…IRA 대응·원가절감 전략도 가속
미국이 중국 업체들이 최대 721%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상계관세 부과를 예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때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시장 순위가 밀려났던 포스코퓨처엠은 유일한 비중국계 대규모 음극재 공급처로 부상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맞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중국산 배터리 부품 업체들에 대한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예비 조사 결과를 통해, 중국 최대 흑연업체 후저우 카이진을 비롯한 중국계 업체들이 정부로부터 과도한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보조금 규모가 최대 72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계관세는 특정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경우, 이를 무역상 불공정 행위로 간주하고 수입국이 이를 상쇄하기 위해 부과하는 조치다. 이번 관세 조치와 함께, 미 정부는 중국산 흑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병행 중이며, 7월 예비 판정 이후 하반기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흑연은 리튬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원재료로, 세계 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인조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고성능화에 필수적인 소재이며 최근 중국 내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에 따라 출하량도 급증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조치가 중국산 흑연 수출을 사실상 봉쇄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미국 내 흑연 수급 불균형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런 시장 변화는 국내 음극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글로벌 음극재 시장은 중국계 업체들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음극재 출하량 상위 10개사는 모두 중국 기업으로, 이들 대부분은 인조흑연을 중심으로 저가 수주와 과잉 공급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은 2020년 6위였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1위로 하락하며 가격경쟁력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상계관세 조치로 인해 이같은 가격 왜곡 구조가 정상화될 경우, 고품질·안정공급 기반의 포스코퓨처엠은 주요 대체 공급처로 다시 주목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상무부의 발표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며 “대중 관세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음극재 가격 오르면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기업의 미국향 배터리 사업에서 공급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천연흑연과 인조흑연 모두를 자체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생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세종에서는 천연흑연 음극재를, 포항에서는 인조흑연 음극재를 양산 중이다. 2026년까지 음극재 생산능력을 연간 11만30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로 포스코퓨처엠은 또한 2027년까지 제조원가를 30% 절감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며,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흑연 제품 확대와 생산 효율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가 본격화되면서, 포스코퓨처엠은 유일한 비중국계 대규모 음극재 공급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수록, 중국 외 대안 공급망을 확보한 포스코퓨처엠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중국이 음극재를 40~50% 싸게 판매하고 있어서 가격경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대중 관세로 인해 음극재 시장가격이 확정되면 미국향 배터리사업에서 공급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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