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배터리 순환 이용 활성화 발표…재생 원료 사용 목표제 도입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5.05.14 10:01  수정 2025.05.14 10:01

재생 배터리 쓰면 EPR 의무량 감면

양극재 공정 불량품 순환자원 인정

배터리 제조공정 부산물 재활용 마련

전기자동차 폐배터리(사용 후 배터리) 모습.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환경부(장관 김완섭)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배터리 순환이용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전기차 등 모빌리티 전동화와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사용 후 배터리가 대량으로 발생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를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이용해 안정적인 핵심원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했다.


환경부는 “그간 업계는 재생원료, 재사용 제품 등 순환이용 제품의 수요 부족으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과 유럽연합(EU) 배터리법 등 국제사회의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지원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호소해왔다”며 이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전문가 토론회, 현장간담회를 통해 산업계, 관계 전문가, 지자체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 이번 방안을 수립했다.


방안은 전세계 순환이용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순환이용 시장 조성 ▲재활용 가능자원 수급 안정화 ▲기술혁신 및 경쟁력 강화 ▲전주기 관리기반 구축 등 4대 부문 14개 주요 정책 과제로 구성했다.


순환이용 시장 조성은 국제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재생원료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재생원료 인증제도를 도입한다.


인증제도는 폐배터리 또는 공정 불량품에서 회수한 황산니켈 등 유가금속을 재생 원료로 인증하는 내용이다. 신품 배터리 내 사용 여부와 함유율도 확인한다.


정부는 재생원료 인증제도 법적 근거와 제도의 원활한 안착을 위해 금년도에 인증 세부 방안을 마련한다. 시범운영을 거쳐 2027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에 인증 취득 방법에 대한 상담도 제공한다.


천연 광물 대비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재생원료의 초기 수요 촉진을 위해 국내에서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배터리를 대상으로 재생 원료 사용 목표제 도입을 추진한다.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목표 수준은 향후 국제사회 규제 동향과 재생 원료 생산능력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대상 전기·전자제품에 재생 원료를 사용한 배터리를 쓰면 회수·재활용 의무량을 감면한다.


막연한 품질 우려로 수요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용 후 배터리 재사용 제품의 판로개척도 지원한다.


재사용 제품군을 환경표지 인증 대상 품목에 포함한다.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해 공공구매를 촉진한다. 재사용 제품 초기시장 견인을 위해 재사용 배터리로 제작한 전동 농기계, 공공시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보급사업도 한다.


폐배터리, 공정 불량품 등 재활용 가능자원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재활용업계 지원을 위해 EPR 대상 전기·전자제품을 2026년부터 모든 품목으로 확대한다.


국내 재활용 기업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현지 환경규제를 충족하는 친환경 재활용 기술을 개발한다. 현재 운영 중인 재활용가능자원 비축시설을 블랙매스 등 재활용 원료제품 보관 장소로 민간에 임대해 국외 원료 반입을 지원한다.


순환이용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재활용 가능자원 유해성과 유가성을 고려해 양극재 제조공정 불량품 등을 순환자원으로 인정하는 것을 검토한다.


삼원계(NCM) 배터리에 맞춰 설정된 현행 재활용 원료제품 기준을 리튬 인산철(LFP) 등 배터리 유형에 따라 세분화해 폐기물 규제 면제 범위를 확대한다.


양극활물질 스크랩, 구리스크랩 등 보관기간도 전기차 폐배터리와 동일하게 기존 30일에서 180일로 연장, 안정적인 원료확보를 지원한다.


폭발과 화재 등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개별 보관 중인 수도권 거점수거센터 폐배터리 창고 모습.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기술혁신 및 경쟁력 강화


국내 재활용 기업 국제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배터리 핵심원료 고순도 회수(탄산리튬 순도 99.5% 이상)기술, 음극재·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 고부가가치 재활용 등 혁신기술을 개발한다.


관련 전문가 협의체를 통해 현재 대부분 폐기하고 있는 폐염용액, 흑연잔사 등 배터리 제조공정 발생 부산물 재활용 방안도 마련한다.


재활용 공정에서 발생하는 염폐수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염인정 제도를 운영한다. 기업의 염폐수 처리 지원을 위한 개별사업장 맞춤형 컨설팅과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염폐수 방류해역 인근 지역 해양오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환경부·해양수산부 합동 감시도 한다.


배터리 순환이용 거점인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를 2025년 하반기까지 준공한다. 이를 통해 순환이용 산업 전반에 걸친 실증, 분석, 인증 등에 대한 통합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2027년까지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성능평가 의무화를 통해 잔존가치에 따른 고부가가치 활용을 극대화한다. 배터리 인라인 자동평가센터를 2025년 내로 설립해 반납대상 전기차 배터리 성능평가 소요시간 및 안전성검사 비용을 줄인다.


배터리 제조부터 재활용까지 전주기에 체계적인 관리기반을 도입한다. 설계단계부터 순환이용성에 대한 고려를 반영하도록 2027년까지 배터리에 대한 친환경(에코) 디자인 표준안을 마련한다. 순환이용 촉진을 위한 재질·구조개선 권고와 필요한 지원도 강화한다.


운송·보관 단계 안전성 강화를 위해 화재 대응을 위한 상세 지침을 마련한다. 운송·보관 기준을 보완하고, 폐배터리 분리·운송·보관 시 화재·폭발 발생 위험을 차단하는 초저온 냉각 운송·보관 기술을 개발한다.


최근에 보급이 증가하지만 재활용이 어려운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의 적정 처리도 지원한다. 리튬 인산철 배터리 재활용 기술개발을 위한 전용 실증센터를 2026년까지 구축한다. 재활용 경제성 평가 연구를 통해 최적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효과적인 배터리 순환이용 정보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기존 폐전지류 폐기물 분류체계를 정비한다. 폐전지류 폐기물을 성상·유형에 따라 세분화한다. 유해성이 낮은 것은 사업장 일반폐기물로 분류해 쉽게 재활용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배터리 전주기 이력관리 시스템을 2027년 내로 구축해 전기차 배터리 제조부터 사용, 재활용까지 전 과정 정보를 수집·공유한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배터리 순환이용은 온실가스 감축과 자원 안보 강화, 성장동력 확보 및 관련 산업 경쟁력 제고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필수 전략”이라며 “앞으로 산업계, 관계 부처와 협력해 국내 배터리 순환이용 산업계가 세계 배터리 순환이용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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