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용할 수 없는 복합장르…다음 작품은 즐거운 분위기, 지치지 않고 환기 중”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가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의사들의 대립에 초점을 맞춰 여느 의학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른’ 재미를 만들어냈다. 박은빈이 그 중심에서 서늘한 얼굴을 드러내며 긴장감을 책임졌다. ‘하이퍼나이프’의 색다른 전개에 만족한 시청자들처럼, 그 또한 처음 도전해 본 악역 연기에 쾌감을 느꼈다.
박은빈은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박은빈 분)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구 분)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 ‘하이퍼나이프’에서 세옥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났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촉망받던 의사에서 불법 수술장의 ‘섀도우 닥터’가 된 인물로 ‘천재’라고 불릴 만큼 실력은 뛰어나지만, 충동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면모를 지녔다. 목표를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사이코패스적 성향도 가진 인물. 그간 긍정적이고 밝은 역할을 주로 소화해 온 박은빈이 이 역할을 맡아 뛰어난 연기력은 물론, 시청자들이 ‘신선함’도 함께 느끼게 했다.
박은빈도 ‘예상치 못한’ 캐릭터와 전개를 보여주는 ‘하이퍼 나이프’의 매력에 이끌려 출연을 결심했다. 악역 연기 ‘도전’을 위해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그간 선보인 적 없는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 또한 색다른 재미를 느끼기를 바랐다.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를 촬영할 때 이 대본을 봤었다. 햇살 같은 역할을 하던 중 이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부터 ‘이 드라마는 어떤 소재를 다루는 것일까’ 싶더라. 그렇게 첫 장을 넘겼는데, 거기 ‘의사인 주인공이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더라. ‘이 범상치 않음은 무엇일까’ 확 흥미가 생겼다.”
뛰어난 실력에, 최고가 되기 위한 열망도 갖춘 의사지만, 폭행과 살인도 서슴지 않는 비도덕적인 인물을 표현하는 것은 박은빈에게도 도전이었다. 세옥의 선택과 행동을 이해시켜야 하지만, 그렇다고 응원을 불러서는 안 됐다. 아슬아슬한 선을 지키기 위해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세옥이 일반적인 인물은 아니지 않나. 또 세옥의 캐릭터성을 바탕으로 주도를 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과연 시청자분들이 얼마나 납득을 해주실까’. 그것이 숙제였다. 차라리 빌런이면 마음껏 악행을 저질렀을 텐데, 주인공으로서 이야기를 끌어갈 만한 매력을 만들 수 있을까. 조심스러웠다. 공감은 못하더라도 이해는 되게, 혹은 이해는 못하더라도 공감은 할 수 있게, 하나라도 가지고 가려고 애썼다.”
대신 세옥을 이해할 필요는 없었다. 악인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대신, 세옥의 기묘함을 바탕 삼아 장르적 재미를 배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세옥이 ‘왜’ 그랬을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이상한’ 두 인물이 부딪히며 생기는 긴장감에 초점을 맞추며 ‘하이퍼 나이프’만의 장르적 쾌감을 만들어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 드라마는 어떤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싶은 걸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평소의 제 물음을 이번 작품에 적용하진 않았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감각들을 체험해 보시라’라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4부까지는 세옥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다면, 5, 6부부터 서로의 민낯을 까발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연기를 했다. 중간에 대본이 바뀌기도 했는데, 다시 합심해서 생각한 방향대로 잘 끝냈던 것 같다.”
세옥만큼이나 기묘하고 복잡한 덕희를 입체적으로 연기해 준 설경구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박은빈에게도 ‘하이퍼 나이프’는 어려운 작품이었지만, 설경구와 함께 대화하며 방향을 잡아나가기도 했던 것. 평소와는 달리, 먼저 다가가 수다도 떨며 ‘시너지’를 배가했다.
“함께하는 배우들이 중요하지 않나. 어떤 배우와 ‘하이퍼’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까 기다리던 중 설경구 선배님이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설경구 선배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오다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에서만 보고, 실제로는 뵌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긴밀한 호흡을 주고받아야 하는 작품에서 대선배님과 함께하면 걱정할 게 없겠더라. 너무 든든했다. 실제로도 많이 의지하려고 했다. 완전히 의지할 틈은 안 주셨다. 너무 동등하게 생각을 해주셨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선배님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다. ‘이제부터는 가장 친한 배우로 선배님을 이야기해도 되냐고’고 물었고, 허락을 받았다.”
이러한 과정들이 쌓여 시청자들도 ‘하이퍼 나이프’를 통해 그간 느낀 적 없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캐릭터를 연기한 박은빈에게도 이번 작품은 ‘신선한’ 경험으로 남았다. 늘 ‘새로운’ 선택을 두려워하지 않는 박은빈은 이를 원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주변에서 ‘목은 괜찮았냐’라고 묻기도 해 주셨다. 목은 괜찮았지만, 아무래도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행동, 감정들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상식에서 벗어난 감정들이 많았다. 그런데 덕분에 해갈이 좀 됐다. 요동치는 감정들을 겪으면서 저 또한 ‘이런 감정으로도 살아갈 수 있구나’,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신선한 생각을 해봤다.”
“저는 새로운 걸 해 보는 성격인 것 같다. 이번엔 메디컬 스릴러지만 형용할 수 없는 복합장르를 했는데 또 지금 촬영 중인 작품은 즐거운 작품이다. 지치지 않고 환기해 나가고 있는데, 그게 내 원동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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