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창시자, '개발 언어 교체' 입 열었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04.22 13:47  수정 2025.04.22 13:54

범용 개발 언어 RISC-V로 바꿔 "수수료·효율성 개선" 언급

이더리움은 '근본' 체인이지만 타 체인 비해 수수료 비싸고 다소 느려

이더리움 재단 "비탈릭, 향후 장기적 관점 연구 활동에 매진할 것"

비탈릭 부테린 ⓒ뉴시스

전 세계 2위 가상자산 이더리움(ETH)을 만든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이 이더리움의 개발 언어를 바꾸겠다고 언급했다. 기존에는 이더리움 계열의 가상자산만을 지원하는 EVM(이더리움 가상머신)을 이용했다면, 널리 쓰이는 개발 언어인 RISC-V로 전환해 확장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2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비탈릭 부테린은 최근 이더리움 개발자 모임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의 EVM 언어를 RISC-V 명령어 집합 아키텍처로 변경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솔라나(SOL)나 수이(SUI) 등 이더리움보다 늦게 개발된 차세대 체인의 속도와 저렴한 수수료를 따라잡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더리움은 '실행 계층(Execution Layer)'과 '합의 계층(Consensus Layer)'으로 구분된다. 이더리움이 과거 채굴(작업증명·PoW)을 통해 가상자산을 발행했을 당시 이용했던 계층이 실행 계층, 현재의 지분증명(PoS) 체계에서 활용되는 계층은 합의 계층이다. 기술적인 내용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실행 계층은 각각의 블록체인 거래(트랜잭션)를 실행하는 손과 뇌, 합의 계층은 블록체인의 규칙을 정하는 신경계 역할을 한다.


그는 "개발 언어를 변경하면 이더리움의 합의 계층을 크게 단순화할 수 있고, 실행 계층도 급진적 변화를 통해 (체인 전반의) 변화를 노릴 수 있다"며 "개발 언어 변경안이 실제로 실행되는 경우 효율성이 100배 이상 향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은 가상자산 업계에 탈중앙화 금융(DeFi), 대체 불가 토큰(NFT) 등이 나오도록 한 근본 기술인 '스마트 컨트랙트'를 처음으로 적용한 가상자산이다. 다만 이더리움은 비탈릭이 언급한 차세대 블록체인에 비해 자금 이동 등에 쓰이는 수수료가 비싸고, 처리 절차도 비교적 느리다. 솔라나의 트랜잭션 수수료가 0.1 달러 미만이라면, 이더리움의 트랜잭션 수수료는 최근 하락했음에도 3달러 이상을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 기반의 가상자산들은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레이어2'라는 기술을 개발해 자체 토큰도 발행했지만, 그 근본인 이더리움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형편이다. 일각에서는 이더리움의 단점을 개선하는 레이어2가 발전할수록 오히려 체인 근간인 이더리움의 수익성을 악화할 수 있다고도 지적한 바 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디파이와 자금 이동 과정에서 비싸고 느린 이더리움 대신 레이어2 블록체인을 쓰면서 이더리움 재단 측의 수수료 수익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더리움의 합의 계층 특성상 개발 언어 변경과 같은 대규모 안건은 네트워크 변경(하드포크)와 이더리움 보유자와 커뮤니티의 동의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비탈릭이 언급한 안이 실제로 실행되려면 짧게는 수 개월, 길게는 수 년이 필요할 수 있다.


한편 비탈릭은 이번 개발 언어 교체 언급 전 향후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연구 활동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토마시 스타차크(Tomasz Stańczak) 이더리움 재단 공동 이사는 "이더리움 재단은 비탈릭이 (이더리움 가격 등) 리스크 대응보다는 연구 활동에 전념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냈다"며 "이더리움의 미래는 핵심 개발 팀 능력에 달려 있으며, 향후 있을 두 번의 업그레이드에서 이용자 경험 개선과 확장성 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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