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법원이 평등법에 규정된 '여성'은 생물학적 여성을 의미한다고 판결을 내리자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런던 도심에서 벌어졌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천 명의 성소수자들이 런던 의사당 앞 광장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트랜스 여성도 여성이다' '우리의 권리를 빼앗지 말라'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과 깃발을 들고 대법원 판결에 항의했다.
앞서 영국 대법원은 지난 16일(현지시간) 'FWS(For Women Scotland·스코틀랜드 여성을 위해)'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평등법상 '여성'과 '성'이라는 개념이 생물학적 기준을 따른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만장일치로 "탈의실, 노숙자 쉼터, 수영장, 여성에게만 제공되는 의료 또는 상담 서비스 등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이용을 제한한다"고 했다.
FWS의 후원자로 알려진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 저자 조앤 롤링 작가는 판결이 나온 후 "계획이 잘 풀릴 때 좋다(I love it when a plan comes together)"라며 법원의 판결을 환영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판결이 성소수자 인권을 확대하려는 국제적 흐름과 반대된다고 지적했다. 향후 차별적 정책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런던 의사당 앞 광장에서 발생한 시위는 영국 전역의 24개 성소수자·인권 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다.
트랜스 여성 소피 깁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권리가 빼앗기고 있다"며 "이토록 위험하고 해로운 결정이 진보적인 것처럼 보이는 사회에서 이뤄졌다니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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