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통수권자'의 탄핵...K-방산, 우려 현실될까 초조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4.12.16 11:27  수정 2024.12.16 14:09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군 통수권자·국방장관 동시 부재

대행 체제 구축에도 업계는 우려

"향후 수출·수주에 영향 미칠 수도"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국정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방산업계의 우려도 점차 고조되는 모습이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중요한 산업 특성을 고려하면, 대통령의 직무 정지로 인한 국군 통수권자 대행 체제는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어서다. 당장은 탄핵 국면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응이지만, 국내 방산 기업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 방산 기업들은 최근 정치적 혼돈 상황에 빠진 현 국내 상황에 대한 우려를 느끼고 있다.


방위산업은 외교·통상 등 정부 역할이 뒷받침돼야 하는 특성이 강하다. 수출의 경우 정부 간 이뤄지는 거래인만큼 거래 국가 간의 신뢰와 이해관계가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수출 이후에도 기술 지원, 유지보수, 성능개량 등의 과정을 통해 관계가 수십 년 이어지기 때문에 수주국의 정치 외교적 안정과 전폭적인 지원은 필수적이다. 최근 우리 방산 기업들이 잇따른 수출 낭보를 올린 것도 개별 기업의 역량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지면서 가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군 통수권자와 국방부 장관의 사실상의 공백 상황은 국내 방산업계의 대외경쟁력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업계는 현 국내 상황이 주요 수출 및 수주 프로젝트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당초 타결이 임박했던 것으로 관측되던 폴란드 정부의 K2 전차 추가 구입 계약의 연내 체결이 불투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 및 국영방산업체 PGZ는 현대로템과의 계약에 대한 이견을 보이며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외교력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폴란드 측이 한국의 정국 불안정 등을 이유로 불리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폴란드 정부와 K9자주포 양산 계약(2-1차)를 준비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비상 계엄 사태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한국과 무기 구입을 논의하려던 키르기스스탄공화국 대통령은 KAI 사업장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국내 방산기업과 면담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스웨덴 총리 역시 방한을 취소했다. KAI가 추진하던 중앙아시아 헬기 수출 사업이 중요한 단계에서 보류됐다. 폴란드와 갈등중인 FA-50PL 수출도 정부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폴란드 수출용 K2전차ⓒ현대로템

국외 수출뿐 아니라 국내 주요 사업자 선정 등의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특히 내년 상반기 사업자 선정을 앞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도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KDDX 사업은 7조 8000억원 규모로, 6000t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제작 업체 선정을 준비 중에 있다. 최종적으로 국방부의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 만큼 군 컨트롤 타워의 부재가 사업 지연을 야기할 것이란 평가다.


일각에선 향후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와 3조원 규모의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의 입찰 수주전에 참가한 국내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오는 17일 국내 주요 방산업체 CEO들과 비공식적으로 만나 현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이날 참석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현대로템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이 자리에서 올 한 해 수출 성과를 돌아보고, 현 정국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청취할 방침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정치 상황이 당장 눈앞에 있는 사업에까지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 향후 있을 프로젝트에서는 영향이 없다고 보면 안 될 것 같다"면서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게 방위산업이기 때문에 빠른 국정 안정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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