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민원 접수도 소용없네요" 속 타는 해피머니 구매자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4.08.06 11:30  수정 2024.08.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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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사각지대' 놓여 금융당국 구제 장치 없어

PG사 환불도 어려워…시행령 보완 등 개선 필요

해피머니 피해자모임 대표 박현민(왼쪽)씨가 5일 오전 국회를 방문,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환불 등 피해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현금성 상품권으로 번진 가운데 해피머니 상품권 구매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상품권이 휴지조각이 됐는데도 현행법상 금융당국으로부터 피해 구제조차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규제 당국이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피머니 관련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은 실질적으로 구제받을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금융감독원 한국소비자원에 티몬·위메프 관련 민원만 접수하는 전담 창구를 마련했지만, 형식적 절차에 그치는 수준이다.


해피머니 피해자 모임 대표 박현민씨는 전날 개혁신당에서 개최한 해피머니 피해자 간담회에서 "지난 2일 10여명의 상품권 구매자들과 함께 금융감독원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지만, 일부 피해자들은 현장 민원 접수를 하지 않았다"며 "금감원 측에서 상품권 발행 업무는 하고 있지 않아 관계 기관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안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날 15명의 피해자 중 3~4명만 현장 신청을 했다. 피해자들은 카드사에는 환불 신청을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에도 피해 접수를 한 상황이다. 피해자 측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피해자 규모는 최소 2500명에서 3000명 정도다. 피해액 규모는 주로 1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 50만원 미만에 분포했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 환불을 받을 수 있을지는 어려워 보인다.


티몬 위메프의 일반 상품 환불은 시작됐지만, 상품권 환불은 지연이 예상된다.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상품권 핀번호가 전송됐을 경우 소비자가 상품권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판매 절차가 완료돼 환불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업계 차원의 법리 검토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상품권 발행사인 해피머니아이엔씨는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 미등록업체로, 지급보증보험도 없이 25년간 해피머니를 발행해왔다. 수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부실업체로 자체 환불 능력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피해 민원접수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면서도 "상품권을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 자체는 상거래 이슈여서 금감원이 개입할 여지가 없고, 해피머니처럼 금융위에 등록하지 않은 업체는 현행법상 금융당국 규율 대상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해피머니 사태로 '그림자금융'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자 상품권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개선안을 조만간 발표팔 예정이다. 무분별한 상품권 발행을 제한하고 판매대금을 용도 외로 사용하는 것을 막는 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전자금융업자들이 영세한 곳이 많아 사건이 한 번 터지면 재발이 많다"면서도 "상품권 법을 꼭 제정하지 않아도 시행령을 통해 얼마든지 규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는 연간 총발행액 500억원이 넘는 기업만을 관리한다고 나와있는데, 자격 기준을 더 세분화해서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연간 총발행액의 경우도 자본잠식된 기업의 500억원과 건전성이 높은 기업의 500억원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자기자본, 유동성, 건전성 등과 연계해 발행업 자격 기준을 부여하는 방법도 있다"며 "약관으로 상품권 발행 한도를 규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시행령을 제시하면 되는데, 이런 장치 조차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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