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證 초대형 IB 도전장...장원재 대표 ‘리스크 관리’ 관건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05.19 07:00  수정 2024.05.19 07:00

부동산 의존도 낮추고 수익 다각화...발행어음 기대

‘내부통제 부실’ 등 방해 요인...당국 심사 부담감도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메리츠증권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가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전 준비를 공식화하면서 이를 둘러싼 증권업계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초대형 IB 진출 필요성이 커졌지만 지난해 불거진 리스크 관리 문제 등 함께 풀어야할 과제도 산적해 있어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초대형 IB 지정 및 발행어음업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메리츠증권이 전향적 입장을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가 지난 14일 메리츠금융의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초대형 IB 인가를 준비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감지됐다.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별도 자기자본 5조6000억원으로 초대형 IB 기본 요건인 4조원을 이미 넘어섰다.


초대형 IB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배 한도로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사업 확장을 꾀할 수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단기 금융 상품으로 증권사는 고객에게 어음을 발행한 뒤 확보한 재원을 채권이나 기업 대출, 부동산 금융 등에 투자한다.


현재 국내 초대형 IB로 지정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등 5개사다. 이들은 지난 2017년 초대형IB 인가를 받았고 이후 추가로 지정된 곳은 없었는데 메리츠증권이 7년 만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현재 메리츠증권 외에 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 등도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 초대형IB 자격 요건을 갖추고 있어 ‘6호’ 사업자 타이틀을 누가 가져갈 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특화된 증권사로 초대형 IB 진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리테일(소매금융) 사업 당기순이익은 34억원으로 전년 동기(10억원)보다는 증가했지만 전체 당기순익(1265억원)의 2.7% 수준에 불과하다. 당초 리테일 비중이 낮고 부동산·IB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업에 무리하게 나설 필요가 없었다.


서울 역삼동 메리츠타워 전경. ⓒ메리츠금융그룹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동산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들의 사업 기반이 위축되면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이다.


지난해 초대형 IB들은 발행어음을 적극 활용해 리테일 고객을 잡았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에 메리츠증권도 초대형 IB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초대형 IB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 문제가 메리츠증권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4조원의 재무 요건뿐만 아니라 내부 통제 시스템과 재무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하고 이를 모두 충족한 증권사가 금융위원회에 인가를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최종 승인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이화전기 거래정지 과정에서 불거진 미공개 정보 이용 매도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법적 리스크가 부각됐다. 여기에 일부 IB 직원 불건전 영업 혐의와 임원 부동산 미공개 정보 이용 매매차익 의혹 등이 나오면서 내부 통제 문제로도 홍역을 치렀다.


이에 지난해 말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출신인 장원재 대표가 새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초대형 IB에 목표를 두고 있는 만큼 내부 관리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이 초대형 IB 인가 괴정에서 리스크 관리 체계와 사회적 신용도 등을 들여다보는 것도 부담”이라며 “미달 요인이 있는 증권사들은 구체적인 계획을 추진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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