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디지털 앞세워 매출 2배↑"…HD현대마린솔루션의 자신감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4.04.03 15:00  수정 2024.04.03 15:00

"안정적 애프터마켓 실적 바탕으로 친환경 개조‧디지털 솔루션 사업 확장"

"토털 솔루션 제공으로 독보적 경쟁력…초일류 기업 도약"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2일 경기도 분당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

내달 기업공개(IPO)를 앞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선박 애프터마켓(AM) 수요와, 유망 사업인 친환경‧디지털솔루션 사업 확대를 바탕으로 ‘알짜 회사’를 넘어 ‘고성장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일 경기도 분당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열린 기업설명회를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기업공개 이후 실적에 대한 내부적인 목표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우리 사업의 성장세로 볼 때 앞으로 5년 안에 최소한 현재 매출의 2배 정도는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그룹 차기 총수인 정기선 부회장 주도로 2016년 설립된 회사다. HD현대중공업에 딸려 있던 선박 AM 부문을 체계화하고 더 큰 사업기회를 모색하자는 차원에서 분사했다.


출범 초기인 2017년만 해도 2403억원에 불과했던 HD현대마린솔루션의 매출은 지난해 1조4305억원으로 6년 만에 6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46억원에서 2015억원으로 늘었다.


이기동 사장은 HD현대마린솔루션이 앞으로도 이같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자신한 것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연도별 매출 현황. ⓒHD현대마린솔루션

이런 자신감에는 두 가지 근거가 있다. 하나는 안정적 수익 창출원인 AM사업, 다른 하나는 고성장을 이끌 친환경‧디지털솔루션 사업이다.


AM 사업은 25~30년에 달하는 선박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수리와 유지보수, 부품 및 기자재 조달, 선박 입출항 관리 등의 수요를 기반으로 한다. 해상운송이 이뤄지는 한 선박에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만큼 조선 시황에 큰 영향 없이 꾸준히 일감을 확보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다.


이 사장은 “조선과 AM은 같은 밸류체인 내에 있는 것 같이 보이면서도 별개의 비즈니스”라며 “2016년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 당시 조선이 불황이었는데, 그 시기에도 업황과 상관없이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실제, HD현대마린솔루션의 AM 사업 매출은 2017년 2393억원에서 지난해 6069억원으로 2.5배 규모로 확대됐다.


그는 “업황이 어려워도 해운 시장에서는 계속해서 보유한 배를 운용해야 하고, 유지보수 수요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물론 더 많은 배가 만들어지면 시장도 더 커지겠지만, 조선산업 불황기에도 AM은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M 시장 내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조선업 세계 1위인 HD한국조선해양 계열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가 건조한 선박 및 선박 기자재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가진 AS 사업자다. 특히 전세계 4행정 엔진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점유율을 가진 ‘힘센엔진’의 정품 부품에 대한 주문은 오직 HD마린솔루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HD마린솔루션은 전세계 2행정 엔진의 99%를 차지하는 MAN과 WinGD의 라이선스도 갖고 있다.


이 사장은 “HD현대중공업의 대형엔진 점유율이 세계적으로 45%정도 되고, 독자 모델인 힘센엔진의 점유율은 40%정도 된다. 특히 가장 핫한 이중연료 최신 모델의 경우 50%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가 거의 없는 시장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왼쪽 세 번째)이 2일 경기도 분당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

이런 HD현대마린솔루션의 안정적 사업구조에 성장 동력이 돼줄 아이템 중 하나는 친환경 개조 사업이다. 그동안은 배기가스 탈황장치(스크러버) 및 해양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한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등의 설치공사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앞으로는 ▲육상전원 공급장치(AMP) 개조 ▲LNG 재액화 설비 개조 ▲이중연료(LNG‧LPG‧메탄올‧암모니아 등) 엔진 개조 ▲노후 LNG선 FSRU(부유식 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 개조 등이 주력 사업이 될 예정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현재 다수의 대형 선사들과 이중연료 엔진 개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LNG 이중연료 엔진 개조가 주를 이루지만, 향후 HD현대중공업의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 개발이 완료되면,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 개조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기동 사장은 “친환경 개조 시장에서 우리처럼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은 없다”면서 “과거 조선소에서 근무했던 설계 엔지니어들을 상당히 많이 영입했는데, 이들을 통해 독자적인 엔지니어링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특히 노후 LNG선을 FSRU로 개조하는 사업의 시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FSRU는 LNG 가스를 저장하고 재기화할 수 있는 해상 터미널로, LNG 공급 인프라 확충이 필요한 시점에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육상 터미널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에 신속하게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FSRU를 새로 건조하려면 2~3년이 소요되지만, 노후 LNG운반선을 개조할 경우 기간을 최대 1년까지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모델이다. 현재 HD현대마린솔루션은 복수의 유럽 및 아시아 선사들과 노후 LNG운반선을 FSRU로 개조하는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디지털관제센터 모습.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솔루션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은 디지털솔루션 사업이다. 전장 시스템을 통한 선박 자동화 제어 확대,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한 친환경 연료 공급시스템 적용, 전기추진 등 전동화 전환, 선박 운용비용 절감 및 안전사고 예방 관련 장비 수요는 선박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에 대응해 항로 및 각종 운항 데이터, 기상정보 등을 분석해 최적의 운향 경로를 제시하고, 선박의 유지‧보수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십 솔루션’과 선박 엔진, 보일러, 펌프 등 주요 장비를 제어 및 자동화하는 통합제어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솔루션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올해 1월 ‘CES 2024’ 기조연설에서 발표한 AI(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반 해양데이터솔루션 ‘오션와이즈(OceanWise)’가 그 중심축이다.


오션와이즈는 AI알고리즘으로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예측하고, 고객에게 최적의 운항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탄소 배출 저감을 돕는 역할을 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해 5월 포스코 및 에이치라인해운, 대한해운, 팬오션, 폴라리스쉬핑 등 해운 4사와 오션와이즈 실증 MOU를 체결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 2월 포스코와 첫 대규모 상업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HD한국조선해양 디지털융합센터 모습.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총 6524억~7423억원의 공모금액을 예상하고 있다. 그중 2대 주주인 KKR(사모펀드)의 구주매출(전체 공모주의 50%)을 제외한 유입 자금 대부분인 3225억여원을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및 연구개발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분야별로 글로벌 AM 네트워크 강화 차원에서 물류센터 구축 및 국내외 항만 창고 확보에 544억원을 투자하고, 타법인 엔진 AS 사업부 인수에 424억원, 포털‧클라우드‧재고관리 체계 구축 및 데이터 전문인력 확보 등 운영자금에 221억원, 글로벌 수리조선업체 지분투자 및 선박관리회사‧설계회사 인수 등에 2036억원 등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이번 상장을 통해 우리는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현재 준비하고 있는 우리의 미래 성장전략을 달성하고, HD현대가 지향하는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선도하는 초일류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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