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혼혈·최연소’ 아일랜드 총리 전격 사임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4.03.21 15:10  수정 2024.03.21 15:1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동거도 가족" 개헌 추진이 독 됐다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더블린에서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일랜드 총리가 사임하겠다고 선언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리오 버라드커 총리는 20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는 여당인 통일아일랜드당의 대표직은 즉각 사임하고, 총리직은 후임이 정해지면 곧바로 넘겨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사임하는 이유에 대해 “개인적·정치적 이유”라고 짧게 말할뿐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버라드커 총리는 “바통을 넘겨줄 때가 언제인지 아는 것도 리더십의 일부”라며 “나는 내가 총리직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더이상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통일아일랜드당의 대표를 맡은 버라드커 총리는 같은 해 총리로 취임한 후 2020년까지 일했다. 이후 그는 2022년 12월에 아일랜드공화당·녹색당과 손을 잡으며 연립 정부 구성에 성공했고, 총리직에 복귀했다. 2년의 공백 기간을 빼면 약 7년간 아일랜드의 키를 잡고 국정을 주도해온 셈이다.


버라드커 총리는 아일랜드 정계에 몇가지 기록을 남겼다. 그가 처음 총리직에 올랐을 당시 나이는 38세로, 이는 역대 최연소 기록이었다. 인도계 혼혈 총리라는 점, 동성애자라는 점 또한 역사상 처음이었다. 지난 2015년엔 동성결혼 합법화 국민 투표를 주도했으며, 2018년엔 낙태 금지를 철폐하는 국민 투표도 밀어붙였다. 두 법안 모두 과반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 통과됐다.


그러나 버라드커 행정부는 헌법상 가족의 정의를 '결혼의 기초한 관계'에서 '동거하는 부부와 그 자녀와 같은 지속가능한 관계'로 바꾸고, 돌봄의 범위를 '가정에서 어머니의 의무'에서 '가족 구성원이 제공하는 것'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지난 9일 국민 투표에 부쳤다. 전자는 67%, 후자는 74% 반대로 부결됐다.


이후 여당 내 몇몇 의원들은 "정부가 유권자들의 분위기를 잘못 판단하고 개헌 캠페인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며 '정부 책임론'을 주장했다. AP통신은 “여당 내에서 버라드커 총리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었다. 당 소속 의원 약 30%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며 “반대율이 예상외로 높아 연정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