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엇갈린 시각...당국의 조율 역할이 필요하다 [데스크칼럼]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4.03.18 07:00  수정 2024.03.18 08:41

6월까지 한시적 금지…다가온 재개 시한

개인투자자·금융투자사간 시각 차 여전

이견 줄여 신뢰 회복해야 제도 개선 성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전격적으로 단행됐던 공매도 금지 조치가 이제 5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한시적인 금지 시한으로 정한 6월 말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공매도는 그동안 국내 증시의 가장 큰 화두이자 논쟁적 이슈로 자리잡아 왔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다시 주식을 사서 주식을 빌린 곳에 갚는 투자 방식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주식을 상환해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그만큼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 등 역기능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금융투자사들은 시장을 조성하는 순기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


특히 연초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이슈가 부상했고 공매도 재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점점 다가오면서 여전히 큰 시각 차는 결정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공매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로 지난 13일 마련된 ‘개인 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회’에서도 이같은 극명한 시각 차는 그대로 드러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제한적으로 허용된 유동성공급자(LP)의 공매도가 시장 교란을 유발시킨다며 이마저도 금지시켜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강하게 내세웠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의 계좌에서 주식이 대량 매도된 사건에 대해 불법 공매도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공매도가 아닌 사이버 범죄행위였다는 당국과 금융사의 설명도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 조치 단행 당시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정해진 기간 내 공론화 과정을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크게 진전을 이루지 못한 모습이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 상반된 입장을 가진 이들간 이견이 발생하면 이를 조율해서 갈등을 해소하고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것도 당국의 역할인데 이에 너무 소홀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국에서는 나름 애를 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매도 개선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지속해 오고 있고 가장 큰 문제인 전산화도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어 이르면 다음 달에 관련 방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공매도 금지 조치 발표 당시부터 이야기해 왔듯이 제도 개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되 한시적 금지 기한인 오는 6월 말에 맞춰 무리하게 재개를 추진하지는 않겠단 방침이다.


물론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은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제도 개선은 그 제도를 적용받는 이들의 의견 조율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이들의 이견이 팽배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제도 개선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의 위험성이 크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마련해도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면 백약이 무효다.


돈이 오가는 자본시장에서는 신뢰가 필수적인 요소다. 신뢰는 시장 자체뿐만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간에도 필요하다. 당국이 조율사로서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할 때다. 그에 따라 공매도 제도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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