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탕이냐 진국이냐…‘가늠자’ 밸류업 지수 구성 주목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4.02.27 17:24  수정 2024.02.27 17:33

가치 제고 자율성 강조에 지수 급락

정책 방향 구체화 시킬 구심점 기대

중장기적 관점의 방향성 제시 필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방식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밸류업 지원방안’이 맹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책 방향을 구체화 시킬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향후 개발될 밸류업 지수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정책 강도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 참여가 기업의 자율성에 맞춰진 상황에서 가치 제고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전날인 26일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기업이 자율적으로 가치 제고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패널티 부과 등 강제성은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다.


가치 제고를 기업 자율성에 맡기겠다는 발표에 시장은 실망감을 표출했다. 코스피지수는 26일과 27일 이틀간 1.60%(2667.70→2625.05)나 급락하며 2600선도 위태로워진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가치 제고 노력의 강제성을 간접적으로나마 밸류업 지수가 부여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패시브 자금 유입에 따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패널티보다는 인센티브와 스튜어드십코드 반영을 강조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자율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밸류업 지수 개발 이후 연기금의 벤치마크 사용 및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빠른 출시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3분기 내로 개발될 예정인 밸류업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이익비율(PER)·자기자본이익율(ROE)·배당성향·배당수익률·현금흐름 등 주요 투자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목을 구성할 방침이다. 다만 이는 큰 틀로 종목 수 등 상세한 방안과 내용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정확히 몇 종목으로 구성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기업 가치 성장이 상당히 예상되는 기업 등 포함시키는 등 여러 가지 방안들을 평가를 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밸류업 지수 방법론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며 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JPX 프라임 150 지수’와 유사성 여부는 고려할 수 있으나 당국이 국내 시장 여건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차이가 클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JPX 프라임150은 도쿄거래소가 상장사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 7월 선보인 주가지수다. 이 지수는 PBR이 1배 이상이며 ROE가 자기자본비용(COE)을 넘어서는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업종으로 구성된다.


당국은 자산운용사와 기관투자자 등 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지수를 구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연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단 계획이다.


지수 구성까지 6개월 여의 시간이 남은 만큼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주목 받았던 테마 자산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지수 개발과 ETF 출시 시점에 투자 이점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밸류업 지수 구성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방향성을 제시해 줄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 시점과 테마성 모멘텀보다 기업들의 실적 성장과 주주환원 강화, 향후 정책의 지속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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