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중·저신용 대출 목표 미달
"신규취급액→잔액 변경 필요"
인터넷전문은행 3사 전경. ⓒ각 사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포용금융 과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들 모두 막판 경쟁을 벌이며 중·저신용 대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매년 채워야하는 목표치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인터넷은행의 건전성과 포용금융 두 가지 과제 달성을 위해서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의 기준 변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 카카오·케이·토스뱅크 중에서 연말까지 채워야 할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를 달성한 곳은 아직 한 군데도 없다.
금융당국과 각 은행이 협의해 정한 올해 인터넷은행별 연말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다.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인터넷은행 전체 가계 신용대출에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 내준 대출 비율을 말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9월 말 기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28.7%로 목표치까지 1.2%포인트(p) 남았다.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가장 목표치에 근접하다.
케이뱅크의 10월 말 기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27.4%다. 9월 말과 비교하면 0.9%p 올랐지만 목표치까지 4.6%p나 남았다.
아직 3분기 경영공시를 발표하지 않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지난 8월 말 기준 35.6%로 목표치에 8.4%p 미달한 상태다.
은행권에서는 데드라인인 12월 말까지 두 달이 채 남지 않아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앞서 인터넷은행은 2021년에도 3사 모두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토스뱅크만 실패했다.
인터넷은행은 과제 달성을 위해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케이뱅크는 8월과 9월 중·저신용 대출 금리를 최대 연 1.0%p 낮춘데 이어 지난 15일 최대 연 3.3%p를 인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 5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중·저신용 대출 금리를 각각 0.5%p, 0.75%p 낮췄다.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낮은 것은 최근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연체율이 급등해 관련 대출을 적극 늘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의 지난 8월 말 신용대출 연체율은 평균 1.30%로, 지난해 말 대비 0.5%p 상승했다. 같은 시기 전체 은행 연체율 0.43%의 3배에 달한다.
인터넷은행 사이에서는 포용금융 과제 기준이 느슨해지길 기대하고 있다.구체적으로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계산할 때 잔액 기준이 아닌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산정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 신용대출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포함해 의무비율을 정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밖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계산할 때 신용점수 기준을 KCB가 아닌 나이스평가정보로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언급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취지를 고려해 규제 완화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는 금리 격차를 메우는, 포용금융의 확대였으므로 이를 거스르기 어렵다는 이유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포용금융 기준이 논의될 때는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이 아니었다"며 "좀 더 유연하게 기준을 맞춰주면 더 훨씬 적극적인 포용금융도 가능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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