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실효성 있는 개선으로 투심 잡아야 [기자수첩-금융증권]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3.11.08 07:00  수정 2023.11.08 07:00

입장 바꾼 금융당국, 정치적 결정 의혹 증폭

포퓰리즘 비판에도 중요한건 제도 개선 내용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금융위원회 이후 가진 ‘공매도 제도’ 관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위원장 옆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원회

개인투자자들이 그토록 절실히 원했던 공매도 전면금지가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으로 둔갑했다. 올 한해 은행부터 시작해 보험·증권 등 각종 영역들의 정책에서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커지던 상황에서 이번에 발표된 공매도 금지가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어긋나는 것으로 국내 증시의 신뢰를 하락시킬 수 있다며 요지부동의 자세를 취했지만 돌연 태세전환에 나선 것이다.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금융기관이 정부·여당의 압박으로 백기를 든 이상 ‘정치금융’이라는 의심만 커질 뿐이다.


공매도 금지 조치는 투자자들에게 환영을 받을 만하지만 그 과정은 오히려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공매도 금지 카드는 과거 3차례와 달리 외부 충격으로 인해 경제위기가 닥친 상황이 아님에도 꺼내졌다. 국회의원들을 뽑는 총선이 내년 4월로 같은해 6월 말까지인 공매도 금지 기간과도 교묘하게 일치한다는 점은 정치적 결정임을 시사한다.


금융당국의 입장 급변에 대한 타당하거나 정확한 설명은 나오지 않아 정치 일정에 따른 고려라는 의구심만 지워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비판은 씁쓸함을 남길수 밖에 없다.


이미 결정된 사항을 다시 뒤집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당국이 증시 안정과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투자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공매도 금지 기간인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제도개선 방향을 구체화해야 한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최선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아닌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과 불법 공매도 행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개선 등 투자자들의 원하는 것들을 이행해 금융당국과의 신뢰 형성을 더욱 공고히할 필요가 있다.


제도 손질에 주어진 8개월이라는 시간이 다소 촉박하지만 이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증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그 피해는 또 다시 개인 투자자들의 몫으로 돌아올 것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비난의 칼날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기관·외국인과 개인 투자자간 차별로 인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말보단 행동’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다. 이제 정말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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