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마이스 ‘명단 유출’ 의혹…민관 도시개발사업 ‘또’ 논란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3.06.05 15:51  수정 2023.06.05 16:03

우선협상대상자에 메리츠증권 컨소시엄 선정됐지만

한화 “예비 평가위원 159명 명단 유출 의혹”…정치권에서도 수사 촉구

신상진 성남시장 “의혹 제기하는 측이 수사 의뢰하라”

성남시청.ⓒ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성남시와 성남시도시개발공사가 추진하는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이 절차상 공정성 문제에 휘말렸다.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뽑는 평가위원 예비 명단이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5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메리츠증권 컨소시엄(메리츠증권·DL이앤씨·태영건설·계룡건설산업·씨에스프라퍼티·JS산업개발·유니퀘스트·삼성증권)이 선정됐다.


앞서 지난달 22일 메리츠증권을 비롯해 NH증권과 한화 건설부문에서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바 있다.


문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평가위원 명단 유출 의혹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향후 고발 등으로 수사가 개시되기라도 하면 사업의 정상적인 진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시와 공사는 지난달 8~12일 17명의 평가위원을 선정하기 위해 공개모집을 진행했으며 총 1210명이 응모했다. 이중 평가위원 10배수인 170명 등을 포함해 255명을 무작위로 뽑은 뒤 자격 여부를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159명의 예비 평가위원을 선정했는데 이 명단이 특정 사업자에게 유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한화로 제보가 들어가면서 알려지게 됐다. 특정 사업자가 명단을 토대로 접촉 및 로비를 시도했고 이러한 연락을 받은 예비 평가위원들이 한화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린 것이다.


이렇게 연락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 인원만 총 9명이다. 이중 5명은 실제로 예비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화는 지난달 23일 성남시청을 방문해 녹음파일 등 증거와 함께 의혹을 설명하고 159명을 제외한 전체 명단에서 평가위원을 추첨해 선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시와 공사는 해당 인원들을 모두 포함한 채 선정했다.


물론 도공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심의위원 명단에는 유출이 확인된 9명은 없었다. 다만 추가적으로 로비에 노출된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공정성에 대한 의심은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고발을 검토하고 있으며 TF를 구성하는 등 백현마이스 개발사업 의혹에 대응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시의회의 이덕수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심의위원 명단 유출에 대한 조사 및 수사 의뢰를 요구한다”며 “전임 시장들의 잔재물로 초토화된 먹이사슬 대장동으로 얼룩진 성남시의 오명을 또다시 재현시킨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즉각 사죄하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요구에도 시와 공사는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감사실을 통해 사실 여부를 파악한 결과 문제점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과 평가 절차에 문제가 없으므로 의혹을 제기하는 측이 수사 의뢰를 한다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서도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한화 관계자는 “심의위원 공개모집에 신청하신 분들 중 특정 사업자로부터 연락을 받은 분들이 우리에게 사전 부정행위가 있을 수 있으니 알아보라고 연락을 주셔서 알게 됐다”며 “사전에 평가점수를 좋게 달라고 영업을 하는 건 불법이다. 그런데 성남시에서는 문제가 없으니 의혹이 있다면 수사 의뢰를 직접 하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 등 다양한 반응을 검토 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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