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성 높지만 대면 방식 대비 위험성 커
청소년 대상 경제·금융 교육 선행 필요
ⓒ연합뉴스
이달부터 미성년자 명의 금융계좌를 법정대리인이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미성년자가 본인 명의로 증권계좌를 개설하려면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대면 방식만 가능했다.
이제 부모 등 법정대리인은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의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미성년 자녀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금융위가 지난해 7월 발표한 ‘금융규제혁신 추진 방향’ 이행을 위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부모가 자녀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을 활용하거나 주식으로 증여하려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보니 금융 계좌를 개설하는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실제 작년 말 기준 국내 전체 개인투자자는 1424만1206명으로 지난 2019년(611만6481명) 대비 132.8% 늘었다. 같은 기간 20대 미만 개인투자자들은 9만8612명에서 75만5670명으로 666.3% 늘어나는 등 투자, 증여 등을 통해 주식 계좌를 가지고 있는 미성년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단순히 편의성 측면에서만 고려하고 이에 대한 위험성은 간과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경제적 지식이 부족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이라면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미성년자의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가능해질 경우 편의성이 크게 증대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이보다 먼저 적절한 경제 교육을 확대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 2022년 초·중·고등학생 경제 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의 점수 평균은 100점 만점에 60점 수준이다. 초등학교 6학년이 65점으로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데 반해 중학생 58.25점, 고등학생 56.71점으로 고학년일수록 오히려 낮았다.
경제 지식의 부족은 자칫 잘못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0만원 안팎의 소액을 빌려주고 수수료와 연체료 등을 챙기는 ‘대리입금’, 휴대전화 등을 할부로 사서 대부업자에게 넘기고 수수료를 제한 현금을 받는 ‘내구제대출’ 등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을 한 금융사기도 위험하지만 그것 만큼이나 차명계좌나 자금세탁처 사용 문제 등의 위험성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비대면 미성년자 계좌 개설이 진정으로 소비자 편의성을 위한 것이 되려면 청소년 경제 교육 확대 등 정책적 지원과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이 먼저 선결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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