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블루아카이브 PD 인터뷰
출시 1주년에도 日 앱마켓 1위...로컬라이즈·퍼블리셔 협동 주효
"타 산업과 연계해 서브컬처 저항감 낮추고 싶어"
김용하 넥슨게임즈 블루아카이브 총괄 PD가 데일리안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넥슨게임즈
서브컬처의 본 고장은 일본으로 불린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장르가 형성된 이유도 있지만 시장이 가장 크고 팬덤 규모가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에서 성공한 서브컬처게임은 국내 게임사의 흥행 보증 수표로 여겨지곤 한다.
반면 국내 게임사들의 서브컬처 장르 게임은 일본 현지에서 나가더라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서브컬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일본과 중국의 견제가 심했던데다, 현지에는 이미 성공한 장기 IP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도 서브컬처 장르 게임을 수출하기보다는 수입하는데 치중해 왔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도 지난해부터 바뀌고 있다. 분위기 전환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업계에서는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의 흥행이 한 몫했다고 보고 있다. 이 게임은 지난 2021년 11월 일본에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앱스토어에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출시 1주년 맞이 업데이트 후 매출 1위를 달성하기까지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MX스튜디오에서 만난 김용하 넥슨게임즈 블루아카이브 총괄 PD는 "처음부터 서브컬처의 원류에서 통용될 수 있는 콘셉트와 차별화될 수 있는 콘셉트를 가져간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면서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퀄리티와 이를 타협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다는 의지도 성공 요인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PD에 따르면, 블루아카이브는 프로젝트 시작 단계부터 일본 시장을 겨냥하고 만들어졌다. 시장 타깃을 확실히 설정된 뒤에는 경영진들의 대대적인 지원이 현재 게임을 완성시켰다. 그는 "사업적 측면에서 이야기를 하면 '어디서 뭐가 잘되고 있으니, 비슷한 걸 만들어보자'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쉽다"면서 "메타버스나 NFT를 넣어보자, BM은 이렇게 바꿔보자로 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이러한 영향이 없을 만큼, 게임에 대한 주관이 확고하고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도 이런 점을 잘 이해해 줬다"라고 설명했다.
현지화와 함께 기존 일본에서 통용되는 '학원물' 장르에 RPG요소를 접목하는 차별화된 콘텐츠도 컸다. 그는 "현지 퍼블리셔(요스타)가 텍스트의 뉘앙스와 성우 배정 등 현지에서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로컬라이징(Localizing·현지화)에 많이 신경 써줬다"며 "또 과거 진출 경험(큐라레: 마법 도서관)으로 쌓은 경험치를 활용해 기존 래퍼런스를 참고하면서도 어떻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져갈까 생각한 게 노림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PD도 이 정도까지의 성공을 예상하진 못했다고 한다. 특히 매출 측면에서는 더욱 그랬다. 그는 "매출 규모가 이 정도 될 것이라 확신하지 않았다"면서 "롱런 IP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서비스를 해왔고, 지금 보이는 매출 숫자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비전을 그대로 따라간 것에 따라온 감사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회사 측이 구체적인 매출 규모를 밝히진 않았지만,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는 블루아카이브의 글로벌 진출 후 누적 매출(올해 1월 기준)을 2억 4000만 달러(약 3100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전체 매출 중 75%(1억8000만달러·2300억원)는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다.
블루아카이브 굿즈.ⓒ넥슨게임즈
김용하 PD는 올해 블루아카이브를 국내 서브컬처 시장 인프라를 넓히는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게임 IP가 유통 산업과 식품 사업 등 타 산업과의 연계해 서브컬처에 대한 저항감을 낮추는 게 그의 목표다.
김 PD는 "일본은 아키하바라에 상점들과 연합해 스탬프 찍는 이벤트가 있는데 (우리도) 이런 것을 통해 상점가도 진흥될 수 있다는 인식을 주고 싶고 미디어로도 넓혀 서브컬처 저항감을 낮추고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는 최소한의 해볼 수 있는 것들 위주로 했지만, 올해는 우리가 다른 게임에서 안 해봤던 다양한 것들 해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다른 서브컬처 게임들의 앞길을 닦는 그런 역할하는 건 아닐지 생각해 준비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김 PD는 블루아카이브 IP확장도 고려 중이다. 현재 블루아카이브는 일본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김 PD는 "다양한 전개를 해보고 싶긴 하지만, IP로 콘텐츠를 전개하는 건 경험이 많지 않다"면서 "애니, 만화, 상품화 등 여러 가지를 해보면서 '이런 것도 있겠구나'를 알아가고 있고, 워낙 일본 시장에 기라성 같은 IP가 많아 참고하며 고민하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차기작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나중에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딱 잘라 말했다.
현재 제작 중인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으로 무엇을 하기에는 타이밍상 준비해야 할 게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게임에서 보여드린 세계관과 비주얼을 퀄리티 있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담으려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일본에 서브컬처 문화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게 애니메이션"이라며"블루아카이브를 플레이해 본 사람뿐만 아니라 플레이하지 않은 사람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내용이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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