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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11억’ 확실하게 챙겨주는 히어로즈의 방향성


입력 2023.02.06 15:30 수정 2023.02.06 15:3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MVP 이정후, 단년 계약 역대 최고액 11억원 연봉

과거에도 성적 낸 선수들에게는 확실하게 연봉 인상

단년 계약 역대 최고액인 11억원의 연봉을 받게 된 이정후. ⓒ 키움 히어로즈 단년 계약 역대 최고액인 11억원의 연봉을 받게 된 이정후. ⓒ 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는 KBO 10개 구단 가운데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팀으로 통한다.


10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히어로즈는 확실한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기에 자생력을 갖춰야만 했고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해야 했다.


구단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들과의 계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이 넘는 대형 FA 영입은 언감생심이었고 오히려 선수들을 붙잡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핵심자원들이 해외 진출을 꾀하면 이를 가로막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기도 했다. 포스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히어로즈는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등 3명의 선수들을 메이저리그에 보냈고 포스팅 수입으로만 2337만 7015달러(약 292억원)를 벌어들였다. 2022시즌 히어로즈 선수단의 총 연봉이 약 56억원이니 이들 3명을 통해 5~6년 정도의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어로즈는 성적 또한 우수하다. 2008년 창단 후 초기에는 하위권을 전전했으나 2013년부터 성적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후 10년간 단 1번(2017시즌)을 제외하면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직 우승은 없으나 한국시리즈에 3번이나 진출하는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통한다.


히어로즈의 지난해 연봉 총액은 56억 2500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팀 성적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이었고 다시 한 번 최고의 가성비를 내는데 성공했다.


은퇴 기로에 내몰렸던 이용규는 키움 이적 후 멋지게 반등했다. ⓒ 키움 히어로즈 은퇴 기로에 내몰렸던 이용규는 키움 이적 후 멋지게 반등했다. ⓒ 키움 히어로즈

그렇다고 마냥 돈을 아끼기만 하는 팀은 아니다.


히어로즈는 구단 형편이 어려운 시기였던 지난 2012년, 프랜차이즈 스타였으나 LG로 이적했던 이택근을 FA로 재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계약 총액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4년간 50억원이었고, 예상 밖의 씀씀이에 야구계와 팬들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이택근의 계약을 시발점으로 FA 시장에는 몸값 폭등 현상이 찾아왔다.


기존 선수들과의 재계약에서도 성적이 뛰어난 선수들에 대해서는 그 어떤 구단들보다 확실하게 인상률을 챙겨줬다.


2010년대 리그를 호령했던 박병호는 웬만한 FA들에 버금가는 연봉을 받았고 지금은 이정후가 대를 잇고 있다. 지난해 MVP에 오른 이정후는 지난해보다 3억 5000만원 오른 11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FA와 다년계약, 해외파 복귀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단년 계약으로는 역대 최초 10억원 돌파다.


또한 지난해에는 이적생 이용규에게 300% 인상된 4억원에 재계약하기도 했다. 이용규가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한화에서 은퇴 기로에 내밀렸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반등이 아닐 수 없다. 즉, 히어로즈는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면 나이와 연차 상관없이 큰 폭의 연봉 인상을 안겨주는 팀이다.


다른 구단에 비해 많은 연봉을 안겨준다는 점은 확실한 동기부여로 다가와 선수들의 목표 의식을 고양시킬 수 있다. 따라서 선수들은 자기가 한 것 이상으로 연봉을 챙겨간다. 물론 반대의 경우라면 삭감의 칼날을 피할 수 없다.


아슬아슬한 줄타기의 결과물은 대성공이다. 유격수 강정호가 빠진 자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의 고민은 곧바로 등장한 김하성으로 해결했고, 김하성이 떠나자 혜성처럼 등장한 김혜성이 유격수 골든글러브 획득했다. 그리고 팀은 5년 연속 가을야구를 치르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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