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수급지수 8개월 만에 반등
집값 하락세 주춤…급매 위주 거래량 소폭 증가
"금리 인상 불확실성 해소, 규제 완화 효과 점차 가시화"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 완화 효과가 벌써부터 감지되는 모습이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 완화 효과가 벌써부터 감지되는 모습이다. 내리막길을 걷던 집값 하락세가 주춤하고 얼어붙은 매수심리도 소폭 살아났다.
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1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1.5로 일주일 전 대비 1.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5월 셋째 주 94.1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림세를 이어오다 약 8개월 만에 처음 반등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021년 11월 마지막주 100.1을 기록한 이후 1년가량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하락세를 멈췄다. 같은 기간 64.1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0포인트 올랐다.
경기는 66.2에서 67.2로, 인천은 64.6에서 66.1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66.1로 일주일 전보다 1.1포인트 올랐다. 5대 광역시는 68.2에서 69.9로, 지방은 74.9에서 76.4로 각각 반등했다.
집값 하락세도 둔화됐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76% 떨어져 일주일 전(-0.65%) 대비 낙폭이 축소됐다. 서울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0.67%로 같은 기간 –0.74%보다 하락폭이 작아졌다. 지난해 5월 둘째 주 보합 전환한 이후 약 8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실제 거래도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5만1077건으로 한 달 전(5만2903건)보다 3.5% 감소했다. 급매 중심으로 소폭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동, 송파, 서초 등 3곳을 제외한 22개구에서 매물이 줄었다.
부동산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각종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은 데 따른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 예고와 금리 인상 기조 유지로 매수 관망세가 길어지고 연말·초에 접어들며 매수 문의가 한산한 상황"이라며 "매수 희망가격이 지속 하락 중인 가운데 매도호가 하향조정세가 둔화하고 매물철회 사례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2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 폐지와 양도소득세 중과 1년 추가 유예 조치를 시행한 데 이어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대책도 마련했다. 이달 초에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용산을 제외한 전역의 규제지역을 모두 해제했다.
다만 이번 조사가 지난 2일을 기준으로 진행된 만큼 규제 완화에 따른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하락폭은 더 줄어들 거란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폭이 줄고 매수심리가 일부 살아난 데 대해 긍정적이라면서도 일주일 사이 지표를 놓고 향후 시장 상황을 판단하긴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기보다 이제까지 집값이 너무 떨어진 데 따른 기저효과로 봐야 한다. 낙폭을 줄인 것이지 상승 전환한 건 아니다"며 "때맞춰 정부의 규제 완화 방안도 나온 만큼 장기적으로 볼 때 분위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최대 변수가 금리다. 올해 금리가 내리지는 않더라도 정점을 찍고 그로 인한 불확실성이 사라지게 되면 규제 완화에 따른 효과가 점차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일주일 사이 지표를 놓고 판단하기는 이르고 앞으로 3~6개월 정도 추이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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