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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선입견 벗고 영화·드라마 주연 따낸 재연 배우 출신들


입력 2022.12.03 14:01 수정 2022.12.03 14:0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강해림, 넷플릭스 '썸바디' 600:1 오디션 낙점

예능,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서 상황을 연기하는 배우들을 가리켜 '재연 배우'라고 부른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들은 배우라는 꿈을 안고 데뷔했지만 '재연 배우'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정극에서 배역을 따는 일이 드물었다.


이에 재연 배우 출신들은 눈을 돌려 가수나 쇼핑 호스트, 예능 프로그램 패널 등의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 재능을 펼치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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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서프라이즈'로 유명세를 탄 이중성은 음반을 발표하는가 하면 이름을 바꾸고 베트남에 건너가 카페 사업을 하고 있다. 김하영, 손상윤, 박상현은 정형돈이 집필하고 박성광이 감독을 맡은 영화 '끈'에 등이 출연해 "'서프라이즈' 배우가 아니라 그냥 배우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지만, 일회성에 그치고 말았다.


재연 배우가 다르게 활용되는 경우도 있었다. 트로트 가수 장윤정은 MBC '서프라이즈', 박상철은 '서프라이즈', SBS '솔로몬의 선택', KBS '이것이 인생이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나가 인지도를 쌓기 위해 재연 배우를 먼저 시작했다.


재연 배우가 온전히 '배우의 영역'이라고 할 수 없었던 의미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재연 배우' 출신들이 영화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인정 받으며 주연을 맡는 사례들이 생겼다.


'해피 엔드', '은교','4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신작 '썸바디'의 주연 강해림은 KBS JOY '연애의 참견' 재연 배우 출신이다. 2016년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에서 부산·울산 지역 진을 수상한 강해림은 '연애의 참견'에 출연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600:1의 오디션을 뚫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썸바디'를 통해 단 번에 190여 개국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게 됐다.


'썸바디'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천재 프로그램 개발자 김섬 역을 맡은 강해림은 첫 정극 도전임에도 불구 안정된 연기력과 수위 높은 노출 신까지 소화하며 단번에 업계 기대주로 떠올랐다. 신선한 마스크와 재연 배우로 쌓아온 경력을 발전시켜 만들어진 시너지다. 정지우 감독은 "강해림에게는 계산되지 않은 느낌이 있다. 바꿀 수 없는 '고유한 사람'이었다"라고 강해림을 캐스팅 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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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에 바쳐'에서 박유천 상대역으로 화제가 된 이진리도 '연애의 참견' 출신이다. '악에 바쳐'는 재벌 기업의 사위이자 잘나가던 의사였지만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남자 태홍(박유천 분)과 잃을 게 없는 여자 홍단(이진리 분)을 그린 하드보일드 멜로드라마다. 이진리는 슬픈 사연을 숨긴 채 태홍과 사랑에 빠지는 홍단을 연기했다.


박유천이 소속사 분쟁 중으로 연예 활동이 금지돼 극장 개봉이 무산되고, IPTV와 VOD 등을 통해 공개됐지만 이진리는 해외 영화제 초청작이라는 필모그래피를 얻게 됐다.


지금의 흐름은 재연 배우들을 기용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최근 트렌디하게 만들어지고, 짧은 영상으로 유튜브에 노출되며 젊은 세대들에게 호감을 얻기 수월해진 덕분이다. 과거에는 예능 프로그램 성격상 우스꽝스럽거나 오버스러운 연기도 있었지만, 요즘은 짧은 웹드라마 같은 인상을 남긴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연기로 전향하려는 걸그룹 멤버들이 재연 프로그램을 찾기도 한다.


물론 일부의 사례다. 여전히 재연 배우라는 단어는 선입견을 앞서게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작은 변화는 활동에 한계를 느꼈던 재연 배우들에게 분명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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