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작품, 기대작들로 포진
애플TV+는 지난해 국내 런칭 이후 ‘닥터 브레인’, ‘파친코’ 등의 한국어 콘텐츠와 ‘우린 폭망했다’, ‘블랙버드’ 등 완성도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 다수의 OTT 채널이 경쟁하고 콘텐츠가 범람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애플TV+는 콘텐츠의 양이나 로컬 콘텐츠에 집중하기보다 퀄리티 높은 글로벌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했다.
다른 OTT와 달리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는 애플TV+의 기조가 돋보이는 행보였다. 지난 3월 공개된 '파친코'에게 투입된 1000억 원이라는 제작비는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작품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걸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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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은 258억 원, '지옥', '킹덤' 역시 200억 원대였다. '스위트홈'이 300억 원대, 디즈니+의 '무빙'이 500억 원의 제작비로 알려졌다. 특히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겠다는 총 금액이 5500억 원이었다는 것과 비교할 때 애플TV+가 한 작품에 1000억 원을 투자한 결정은 꽤 파격적이다.
하반기에도 애플TV+는 할리우드 톱스타를 기용한 TV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9월 30일 실화를 기반으로 한 ‘지상 최대 맥주 배달 작전’ - The Greatest Beer Run Ever을 공개했다. 이 작품은 베트남에서 복무하는 동네 친구들에게 미국 맥주를 전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치키 도너휴(잭 에프론 분)의 놀라운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3관왕을 차지한 영화 ‘그린 북’의 피터 패럴리 감독이 연출과 각색을 맡았다.
찰리 허냄 주연의 ‘샨타람’ - Shantaram은 한 남자의 인생을 바꿀 한 나라에서 펼쳐지는 구원을 향한 여정을 따라가는 짜릿한 모험이자 희망찬 사랑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샨타람’은 ‘탑건: 매버릭’의 각본가 에릭 워렌 싱어, ‘퍼니셔’와 ‘한니발’의 각본가 스티브 라이트풋이 참여했다. ‘샨타람’은 지난 10월 14일 세 편의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12월 16일까지 매주 금요일 한 편의 에피소드를 공개 중이다.
지난 21일에는 ‘레이먼드 & 레이’ - Raymond & Ray를 선보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오랜 세월 외면해온 아버지의 과거를 알아가며 성장하는 두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에단 호크, 이완 맥그리거가 극을 끌어간다.
여기에 제니퍼 로렌스의 '더 브릿지'가 11월 4일 공개된다. 이 작품에는 '레이디 버드', '유전', '미나리'를 만든 A24 제작사가 참여했다.
다음 주자는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뮤지컬 영화 ‘크리스마스 스피릿’이 11월 18일 대기 중이다.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찰스 디킨스의 고전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A Christmas Carol)’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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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알폰소 쿠아론이 연출하고 케이트 블란쳇, 정호연이 출연하는 '디스클레이머'도 제작한다고 밝혔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브래드 피트, 스칼렛 요한슨, 톰 행크스 등 할리우드 흥행 배우들도 애플TV+ 작품 출연을 논의 중에 있다.
만듦새가 훌륭한 작품들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내기는 했지만 국내에서 대중성을 확보했냐고 묻는다면 물음표다.
작년 애플TV+ 11월 국내 출시 당시 콘텐츠 수는 약 70여 개였다. 거의 모든 콘텐츠가 4K HDR 화질과 돌비 애트모스 음향을 지원하는 건 큰 강점이었지만, 넷플릭스가 약 4000편, 디즈니가 1600편을 서비스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여기에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OTT 역시 콘텐츠 수를 적극적으로 늘리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애플TV+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6500원이라는 낮은 한 달 구독료에도 폐쇄적인 운영체제(OS) 역시 진입장벽이었다.
기기 간 호환성을 강조하며 국내에서도 충성도 높은 팬덤을 갖고 있는 애플은 애플TV + 서비스 런칭과 함께 애플TV 4K 셋톱박스도 함께 출시했는데, 이 점이 IT 기업이 자사 OTT 플랫폼을 대하는 자세로, 이를 둘러싸고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물론 셋톱박스가 없더라도 맥북, 아이폰, 아이패드 등 이전의 애플 기기를 통해 서비스 이용은 가능하다. 일부 삼성 및 LG 스마트 TV, PlayStation 콘솔, 그리고 일부 SK 브로드밴드 셋톱박스에 탑재됐다. 여기에 부족한 콘텐츠는 웨이브, 왓챠 등 다른 OTT와 호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는 애플TV+가 지원되지 않는다.
여기에 '닥터 브레인', '파친코' 이후 한국 콘텐츠가 부재한 상황인데다, 공개된 지 시간이 오래 지나 구독자 유입 명분을 잃은 상황이다. 다른 OTT와 달리 관심이 이어지지 않는 셈이다. 많은 구독자들이 "여기에서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타 OTT 관계자는 "'파친코'와 같은 대작 등 시청자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콘텐츠는 다른 재화/서비스와는 다르게 생명력이 짧다. '파친코'와 같은 대작의 K-콘텐츠가 탄생했고 당시 크나큰 파급력을 발휘했지만, 흥행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콘텐츠는 핸드폰이나 자동차처럼 1~2년 쌓아두고 팔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이에 지속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가 올라왔으면 좋았을 텐데, 이 부분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파친코’ 외 국내 구독자들의 구미를 당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 전개와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 역시 확대되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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