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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꽉 차겠네"…철강업계, 경기침체 우려에 재고 급증


입력 2022.08.24 06:00 수정 2022.08.23 22:24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철강업계 상반기 재고 작년 대비 66.2% 증가

'3고'(高)'에 수요 부진으로 타격 심화 타격 심화

하반기 中 경기부양책 여부가 유일한 구원투수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제품 판매가 줄어들면서 재고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철강업계는 올 상반기부터 선제 대응에 나섰지만 시장 수요가 예상 보다 크게 위축되면서 재고 물량이 빠르게 쌓이는 모습이다.


24일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두 회사의 합산 상반기 재고자산은 총 22조3654억7900만원이었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19.1% 늘어난 수치다.


재고자산회전율도 작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홀딩스의 재고자산회전율은 지난해 5.31회에서 올해 상반기 4.66회로, 현대제철의 재고자산회전율도 같은 기간 3.35회에서 3.27회로 떨어졌다. 수치가 낮을수록 제품이 재고로 쌓이거나, 판매대금 회수가 원활하지 않아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을 의미한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3고(高) 현상'으로 전방산업의 수요가 위축된 것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경제 불확실성 우려로 인한 소비 심리 둔화로 제품 가격마저 떨어지기 시작해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지난 5월 t당 138만원 수준에서 이달 102만원까지 떨어졌다. 철근(봉강)과 H형강 가격도 마찬가지였다. 철근은 지난 5월 t당 111만원 수준에서 이달 92만5000원까지 내려왔으며, H형강은 같은 기간 t당 140만원에서 이달 123만원을 기록했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철강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철강 유통가격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심리 저하가 전방산업인 가전이나 자동차산업에 악영향을 끼쳐 철강가격도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로 출선 장면. ⓒ포스코 고로 출선 장면. ⓒ포스코

철강업계는 이 같은 대내외 위기를 감지하고 올초부터 대응 마련에 고심해왔다. 상반기부터 업계 시황을 예견해 조강 생산량을 감축하는 등 대응에 나서왔지만, 빠르게 위축되는 시장 속도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우리나라의 조강 생산량은 전년대비 3.9% 감소한 3383만t을 기록했다. 상반기 월평균 생산량도 564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만t 넘게 줄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불안정한 업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기도 했는데 수요가 예상보다 많이 줄어 재고가 쌓였다"고 말했다.


다만 철강업계는 중국 정부가 하반기 경기 부양책을 예고한 만큼 수요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3연임을 위해 경기부양책을 가동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추가적으로 인프라 투자 등을 단행할 경우 국내 철강 업황도 개선될 여지가 생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부양책이 실시되면 상황은 분명 나아질 수 있을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확정된 사실이 아닐뿐더러 여기에만 의존할 경우 위험성도 크기 때문에 생산량 줄이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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