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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종이의 집’ 유지태만의 ‘교수’를 위해


입력 2022.07.03 09:59 수정 2022.07.03 09:5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빠른 전개, 즐겁게 보시기에 적합할 것이라 생각…스페인이 하지 못한 다른 스토리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깔끔하고, 이지적이고 매력 있는, 멜로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 인식이 생겼으면 한다.”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를 한국식으로 리메이크하는 것은 여러 부담이 따르는 일이었다. 한국판 ‘종이의 집’에 출연하는 유지태 역시 큰 부담과 책임감을 동시에 안고 작품에 임했다. 그러나 한국판 ‘종이의 집’만의 매력을 믿었던 그는 캐릭터에도 자신만의 개성을 덧입히며 유지태만의 교수를 완성했다.


유지태는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에서 천재 전략가이자 외부에서 강도단을 이끄는 리더 교수 역을 맡았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이번 작품은 역대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가운데 2위(시즌5), 3위(시즌4), 5위(시즌3)를 모두 차지하고 있는 스페인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로, 이에 공개 전부터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었다.


팬덤이 탄탄한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것은 출연하는 배우에게도 부담이 되는 일이었지만, 유지태는 한국판의 적절한 재해석과 변주가 지금의 시청자들에게 분명 통할 것이라고 믿었다.


“인물을 깊이 있게 그려내기 위해 할애를 하는 부분들이 시청자들에게 지루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판 ‘종이의 집’은 빠른 전개로 이뤄져 즐겁게 보시기에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정 자체도 신선했다. 공동경제구역 안에 조폐국이 있다는 것도 설득력이 있다고 여겼다. 스페인이 하지 못한 조금 더 다른 스토리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교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도 부담은 따랐다. 원작 캐릭터와의 비교는 물론, 조폐국 외부에서 강도들을 지휘하며 극 전체를 이끌어나가야 했던 것. 유지태는 원작 속 캐릭터에 ‘섬세함’을 더해 유지태만의 부드러운 교수를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소속사에서 내게 (캐릭터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해줬다. 물론 그전에 스페인 ‘종이의 집’ 시리즈를 시청하면서 각양각색 캐릭터들의 매력과 열정에 반했었다. 교수 역할을 내가 한다고 생각했을 때는 감정이 좀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호감 가는 인상을 주고 싶었고, 멜로를 조금 더 부각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를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원작의 두 시즌을 하나의 시즌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캐릭터 서사가 일부 생략될 수밖에 없었던 것. 또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앙상블을 담아내는 작품인 만큼, 교수의 배경과 우진(김윤진 분)과의 관계를 차근차근 쌓아나갈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유지태는 이 아쉬움을 디테일하고, 풍성한 연기로 메우면서 입체감을 살려냈다.


“시즌 2개를 압축하다 보니 다소 설명에 맞춰진 부분에 있었다. 그래서 교수의 멜로 부분과 그가 다른 캐릭터들과 만날 때 그만이 가진 느낌, 풍기는 뉘앙스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다. 내가 목표한 바는, 상황이 그려지지 않는 부분은 배우 앙상블로 채워지길 바랐다. 더 적극적으로 리액션도 했었다. 우리 대사에는 없지만 눈으로 느껴지게끔 만들고 싶기도 했다. 이를 위해 제안도 좀 드리곤 했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특히 우진과의 복잡한 관계를 보는 이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선 더욱 섬세한 접근이 필요했다. 우진을 향한 눈빛과 시선 등 디테일한 노력은 물론, 김윤진과 함께 대화하며 풍성함을 조금이나마 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것이 두 사람의 애틋하면서도 긴장감 가득한 케미가 탄생한 배경이었다.


“순간순간 느껴지는 눈빛과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 공감하는 교수의 생각 등 이런 것들을 보여주려고 나름 노력을 했다. 편집이 좀 되기는 했는데,. 많이 좀 다가가려고 했다. 선우진 경감과 촬영을 할 때는 감정을 끌어내고 앙상블을 만들어내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갔던 기억이 있다. (김윤진 또한) 워낙 씬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을 하신다. 순간순간 느껴지는 감정들이 깊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정적인 부분은 물론, 길고 어려운 대사를 소화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도 필요했다. 특히 교수의 대사를 통해 상황을 설명하게 되는 순간들이 많았고, 이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별도의 연습까지 병행해야 했다.


“설명적 대사들이 너무 많았었다. 딕션이 쉽지가 않아 딕션 연습도 했던 기억이 있다. 성우 분들을 직접 만나 훈련법을 여쭤볼까 생각을 하기도 했다. 연기를 처음 배울 때 KBS 성우님께 배웠었다. 오랜만에 찾아뵐까 싶기도 했는데, 다행히 넷플릭스에 설명적 대사가 많은 역사극들이 있었다. 애니메이션도 그렇고. 그런 대사들을 따라 읽어봤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구독자들을 만나게 된 것도 유지태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미 과거 영화 ‘올드보이’를 통해 해외 관객들의 평가를 받은 적은 있었지만, ‘종이의 집’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그에겐 의미 있는 일이었다.


“(해외 시청자들은) ‘올드보이’ 유지태만 알고 계실 것이다. 한국판 ‘종이의 집’ 유지태는 깔끔하고, 이지적이고 매력 있는, 멜로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 인식이 생겼으면 한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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