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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투쟁 타령" 민주노총을 향한 싸늘한 시선 [박영국의 디스]


입력 2022.07.04 07:00 수정 2022.07.04 17:16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관례적, 상습적 시위에 질린 국민들

대중 외면에 불법행위로 소란 키우는 악순환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2022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참석자들이 삼각지까지 행진하며 서울역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2022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참석자들이 삼각지까지 행진하며 서울역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시작이네.”


목소리가 클수록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매일 같은 소리를 떠들어대면 듣는 사람도 질려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다. 우리나라 노동계의 관례적, 상습적 시위가 딱 그렇다.


봄이면 춘투(春鬪), 여름이면 하투(夏鬪), 가을이면 추투(秋鬪), 겨울이면 동투(冬鬪) 얘기가 나온다. 독재정권이 사라진 게 언젠데 뭘 그렇게 투쟁할 일이 많은지 사계절 내내 투쟁 타령이다.


상습 투쟁을 이끄는 이들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그 산하 단체들이다. 이들은 지난 2일 서울 시청역 인근 서울광장에서 ‘7·2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집회한 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삼각지로터리로 행진하며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가 찬반투표를 열고 쟁의안을 가결했다. 임단협 시즌마다 몇 차례 교섭 후 결렬을 선언한 뒤 쟁의발생 결의,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쟁의조정 신청, 파업 찬반투표 등을 진행하는 건 매년 현대차 노조가 이어온 루틴이다.


현대차그룹 계열 철강회사인 현대제철도 노조의 사업장 점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는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품질 관련 수상을 휩쓰는 등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한 품질포상금을 자신들에게도 동일하게 지급하라고 요구하며 2달째 사업장을 불법 점거하고 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임금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2일부터 대우조선해양 내 도크에서 건조 중인 선박을 불법점거 중이고,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지난달 19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전공장에서 라인 가동을 막았다.


“노동자를 위한건지, 자신들을 위한건지, 심심하면 그냥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이 나라에는 시민단체와 노동조합만 있나, 일반 시민들은 다 반대한다.”

“다른 나라로 회사를 옮겨라.”


최근 노조 집회나 파업 관련 기사들에 달린 댓글들이다. 일반 국민들에게 이들은 공권력도 무시하는 권력집단이며, 투쟁을 일상화하는 시위꾼이다.


높은 임금과, 강력한 법적 보호장치와, 수많은 조합원의 표심을 기반으로 한 거대한 정치력을 가진 민주노총과 산하 대기업 노조의 투쟁은 반세기 전 전태일 열사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오직 가진 자가 더 갖겠다고 떼쓰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집회와 시위의 가장 큰 목적은 대중을 상대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다. 그런 목적이라면 합법적, 평화적 집회‧시위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굳이 길을 막아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사업장을 불법 점거해가며 억지로 시선을 끄는 것은 대중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음을 스스로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계의 불법행위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공권력의 엄정한 집행을 통한 법치주의 확립일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노동계 스스로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다들 먹고 살기 바쁘다. 헛된 선전선동에 놀아날 만큼 국민들은 머리가 나쁘지도 않고 한가하지도 않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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