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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실손보험 리스크 3조5천억…의료쇼핑 해법 '미궁'


입력 2022.05.23 06:00 수정 2022.05.20 16:07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잠재 리스크 1년 만에 10.6%↑

일부 가입자 일탈에 눈덩이 적자

국내 손해보험사가 실손의료보험에서 떠안고 있는 잠재적 손실 위험이 3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연합뉴스 국내 손해보험사가 실손의료보험에서 떠안고 있는 잠재적 손실 위험이 3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연합뉴스

국내 손해보험사가 실손의료보험에서 떠안고 있는 잠재적 손실 위험이 최근 1년 동안 3000억원 넘게 더 불어나면서 3조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병원 방문이 줄면서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실상은 크게 다른 분위기다.


이른바 의료쇼핑을 벌이는 일부 가입자의 일탈이 계속되면서 실손보험을 둘러싼 적자만 계속 쌓이는 가운데,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4세대 상품도 아직 뾰족한 대안이 되지 못하면서 손해보험업계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업계가 추산하고 있는 실손의료비 보장 관련 보험가격 위험액은 지난해 말 기준 총 3조421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6% 늘었다. 액수로 따지면 3270억원 증가했다.


이는 앞으로 실손보험에서 불거질 수 있는 손실이 그만큼 확대됐다는 의미다. 보험가격 위험액은 보험사가 상품 판매 시 예상했던 것보다 실제 위험이 커져 발생 가능한 차액을 추정하는 지표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하는 보험금이 많아지면서 생길 수 있는 손해 가능성을 산출해 보여준다.


보험사별로 보면 DB손해보험의 실손의료비 보험가격 위험액이 6253억원으로 최대였다. 이어 메리츠화재(5855억원)와 삼성화재(5729억원), 현대해상(5402억원), KB손해보험(4948억원)의 실손의료비 연계 보험가격 위험액이 큰 편이었다. 이밖에 한화손해보험(2398억원)과 흥국화재(1983억원)의 해당 금액이 1000억원 이상이었다.


실손의료비 관련 보험가격 위험액 상위 10개 손해보험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실손의료비 관련 보험가격 위험액 상위 10개 손해보험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코로나19 이후 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에 따른 실적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의료시설 이용이 줄면서 실손보험금 지급도 함께 축소되지 않겠냐는 전망이었다.


문제는 과잉진료를 차단하기 위한 해결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실손보험금을 노린 백내장 수술이 기승을 부리면서 새로운 논란거리를 낳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손보험금 지급 상위 50개 안과병·의원의 백내장 수술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지난해 월평균 52억8000만원에서 올해 1월 86억8000만원으로 64.4% 급증했다.


실손보험 운영 적자는 속수무책으로 쌓여만 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에서 발생한 손실은 2조8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4% 늘었다. 액수로 보면 3593억원 늘어난 적자폭이다.


이런 현실을 해소하기 위한 4세대 실손보험도 아직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지속 상승하는 기존 실손보험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상품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4대 손보사의 지난해 하반기 4세대 실손 가입 건수는 41만6213건에 그쳤다. 같은 해 상반기 3세대 상품 가입 건수보다 67.6% 감소한 수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구조의 상품을 내놓더라도 결국 과잉진료를 손봐야 실손보험의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의료계와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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