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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조진웅 "'경관의 피',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작품"


입력 2022.01.16 09:29 수정 2022.01.16 09:2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장편 연출작 준비 중

배우 조진웅이 '경관의 피'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조진웅은 극 중 광수대 에이스이자, 부패 경찰로 의심받는 박강윤 역을 맡았다. 조진웅의 작품 중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품은 '시그널', '끝까지 간다'로 당시에도 조진웅은 형사 역을 맡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조진웅이 배우로서 가진 아우라와 밀도 높은 감정 연기가 극대화된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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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관객이 최민재 입장에서 따라가게 설계됐다. 최민재의 시점에서 박강윤은 빌런일지, 아니면 정말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인물일지 의심하면서 관람하게 된다. 조진웅은 정의와 목표를 위해서라면 불법도 마다않는 박강윤을 연기하기 위해 이규만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눠야 했다.


"이규만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잘 써주셔서 저는 이정표를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됐어요. '경관의 피'가 가지고 있는 플롯이 언더커버가 투입됨으로써 최민재(최우식 분)의 시점에서 관객들과 심리전을 펼치죠. 이 구조적인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잘 만들어갈 것인가를 두고 감독님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했어요. 지금의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치열한 고민이 있었죠."


조진웅은 목표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마다않는 박강윤의 신념에 어느 정도 공감을 표했다. 자신이 일하는 방식 역시 박강윤의 자세와 비슷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내가 원하는 지점까지 갈 때까지 스스로 가혹할 정도로 작업하는 편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박강윤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죠. 그러나 원칙을 너무 무시하지는 않고요.(웃음) 박강윤도 나름의 원칙이 있어요.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을 경우, 또 다른 범죄가 일어날 수 있으니 그걸 막으려고 하는 거죠. 이 과정에 있어서 원리 원칙이 통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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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최우식은 조진웅과 연기하는 것이 버킷리스트였다며 그에 대한 존경과 신뢰감을 표한 바 있다. 조진웅 역시 최우식과의 작업이 즐거운 기억이었다고 밝혔다.


"처음에 (최) 우식이를 처음 봤을 때 미소년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함께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봤죠. 최민재 캐릭터처럼요. 최우식이란 배우가 최민재를 연기할 때 분석이 현명했어요. 사실 배우가 캐릭터로 성장해나가는 건 쉽지 않거든요. 이해가 출중해야 하는데 우식이는 그걸 잘 발현시켰죠. 선배지만 우식이의 에너지를 볼 때 놀라웠고 시너지를 받았어요. 저도 연기할 때 더 숙고하고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진웅은 영화의 완성도는 감독과 연출진은 물론 배우, 스태프들끼리의 협업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 그런 면에서 '경관의 피'는 조진웅에게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박강윤은 감정선이 깨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 캐릭터였어요. 저는 이 부분을 스태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장면을 만들기 위해 스태프들이 조력이 있었기 때문이죠. 현장의 합이 잘 맞지 않았는데, 영화가 잘 나오는 걸 저는 보지를 못했어요."


조진웅과 이규만 감독은 경성대학교 선후배 사이다. 조진웅은 이규만 감독과 함께 작업을 하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옆에서 지켜보며 명장을 만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 '경관의 피' 시나리오를 보내겠다고 연락이 온 후, 받기까지 수정 기간이 길어 꽤 걸렸어요. 감독님은 선을 하나 그어놓고 거기에 부합하는 연결고리에 특히 고민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것을 지켜가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해 정말 많이 이야기를 나눴죠. 어떤 영화도 풀어지는 작업은 없어요. 하지만 이번 작업은 어느 때보다 밀도가 높았어요. 같이 작업한 인원들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 같았거든요. 이 모든 것의 바탕이 시나리오가 좋아서라고 생각해요. 감독님이 고민하는 모습이 멋있더라고요."


조진웅은 큰 풍채로 존재만으로도 주위를 압도하곤 한다. 조진웅은 자신의 피지컬의 활용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배우로서 늘 고민한다고 한다.


"제가 이도 저도 아니게 생겼어요. 술집 가면 사람들이 못 알아봐요. 그래서 한 감독님께서 살을 찌우는 게 유리할 것 같다고 조언해 주셨죠. 그래서 기형적으로 살을 찌우기도 했어요. 저는 저의 피지컬을 생각 안 할 수가 없어요. 이걸 활용해 연기해야 하거든요. 어려운 부분도 있어요. 저를 압도적으로 제압해야 하는 장면이 있으면 배우를 찾기 힘들거든요.(웃음) 차승원 선배님이랑 호흡을 맞췄던 게 기억이 나네요. 제가 고개를 들어 사람을 본 적이 없는데 차승원 선배가 저보다 키가 커 오랜만에 사람 눈동자 아래를 보면서 연기했어요."


최근 한국 드라마, 영화들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자연스레 배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조진웅은 이 같은 결과가 선배들이 닦아놓았기 때문이라며 누가 되지 않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 연기할 뿐이다.


"할리우드 영화 나오는 거 보면 '저렇게 많이 관객이 들만한가'란 의심이 들 때가 있어요. 오히려 우리나라 콘텐츠가 더 좋지 않나란 생각을 자주 했어요. 지금 할리우드에서 우리 작품을 리메이크하려고 하잖아요. 이제 알아보는 것 같아요. 선배들이 닦아놓은 성과로 인한 지당한 결과인 것 같아요. 여기에 OTT도 많은 도움이 됐고요. 지금처럼 이 방식을 고수하며 만들면 대한민국 콘텐츠 인기를 지속될 것이라 생각해요. 이제 우리는 작품의 퀄리티를 떨어지지 않도록 연기하는 것이 또 하나의 사명을 갖게 됐어요."


조진웅은 현재 웨이브 오리지널 '데드맨' 촬영 중이다. 또 자신의 장편 연출작을 준비 중이다. 그는 단편 연출작 '력사: 예고편'으로 제25회 판타지아국제영화제와 제20회 뉴욕아시안영화제에 초청 받은 바 있다. 배우, 감독으로 활약하는 조진웅을 만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제가 단편 영화를 만든 이유는 장편을 만들기 위해서였어요. 단편은 장편의 오프닝 시퀀스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곧 인사드리겠습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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