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청년층 비중 27% 달해
10명 중 1명은 정상적 소비 제약
국내 가계부채 중 20~30대 차주 잔액 비중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우리나라 청년층이 부동산 마련을 위해 짊어진 대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을 구하는 이른바 영끌 대출이 만연하면서, 이미 20~30대 대출자 10명 중 1명은 정상적인 소비에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과도하게 불어난 젊은층의 대출이 앞으로 우리 경제에 잠재적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전체 가계부채에서 20대와 30대 차주가 차지하는 잔액 비율은 26.9%로 집계됐다. 가계부채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1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가계부채 확대는 젊은 세대가 이끌고 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30.4%였던 청년층의 가계부채 증가 기여율은 2020년부터 올해 2분기 사이 41.5%까지 높아졌다.
이들이 대출에 목을 매는 배경에는 내 집 마련에 대한 수요가 깔려 있다. 같은 기간 청년층 주택담보대출의 가계부채 증가 기여율은 1.5%에서 6.6%로 네 배 넘게 확대됐다.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청년층의 주택매입 거래가 늘어나면서 2030세대의 주택담보대출은 계속 몸집을 불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 중 청년층의 거래비중은 36.6%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발생한 주택담보대출의 절반 가까이는 청년 세대의 몫이었다. 장혜원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6월 말부터 올해 6월 말까지 4년 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 579조3440억원 중 20~30대의 신규취급액은 257조7367억원으로 44.5%를 차지했다.
집을 사지 못한 청년들도 대출을 피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전세값이 만만치 않아서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20~30대의 대출에서 전세자금대출의 비중은 25.2%로, 다른 연령층의 평균치인 7.8%를 크게 웃돌고 있다.
◆경제 활력 발목 잡는 빚의 굴레
연령대별 부채 임계수준 이상 차주 비중.ⓒ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문제는 무리한 대출로 인해 소비에 문제를 겪는 청년들이 많다는 점이다. 한은이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부채 임계수준을 측정한 결과, 20~30대 대출자는 연간 부채 상환액을 소득으로 나눠 계산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1.6%를 넘으면 가계 소비에 제약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이 같은 부채 임계수준을 넘어선 20~30대 차주는 9.0%로 전 연령대 중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른 연령대의 부채 임계수준 이상 차주 비중은 ▲40대 5.6% ▲50대 5.4% ▲60~70대 4.4% 등으로 젊은층의 절반가량에 머물렀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가뜩이나 소득이 적을 수밖에 없는 청년들에게 대출은 더욱 무거운 짐이다. 3건 이상의 금융기관 차입을 갖고 있으면서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청년층 취약 차주의 비중은 올해 상반기 말 6.8%로 다른 연령층(6.1%)에 비해 높았다.
이 때문에 젊은이들의 빚이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의 소득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고 대출을 갚는데 소모되는 악순환이 점점 심화할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20~30대가 최근 가계부채 증가를 이끌면서, 젊은 계층의 소비 기반이 상당 부분 잠식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 차주에 대한 금융 지원과 동시에 세대별 상황에 맞는 대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030세대 빚 폭탄③]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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