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이폰이 왜 거기서 나와?”…LG베스트샵 판매 첫날 가보니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입력 2021.08.16 13:08  수정 2021.08.16 13:09

LG전자 가전 매장 LG베스트샵서 애플 제품 판매 개시

판매 시작 전부터 예약 주문 몰려 …MZ세대 유입 기대

LG전자가 16일부터 자사 가전 매장인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LG베스트샵 동교점에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2’가 진열된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아이폰12 어떤 모델 찾으세요?”


LG전자 가전 매장인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제품 판매가 시작된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점은 월요일에 광복절 연휴 마지막 날이 겹쳐 한가한 모습을 보였다.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서 평소에도 매장을 직접 찾는 고객은 많지 않다고 한다.


직원들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오픈 준비에 한창이었다. 달라진 점은 휴대폰 매대다. 원래대로라면 이곳에 LG전자 스마트폰이 진열돼 있어야 하지만 이날부터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2’가 대신 진열됐다.


애플 제품을 보러왔다고 하니 전담 매니저가 친절하게 매대 쪽으로 안내했다.


직원 A씨는 “아이폰12는 프로맥스 모델이 최상위 라인업인데 512기가바이트(GB) 모델은 재고가 부족해서 따로 예약해야 한다”며 “자급제가 아닌 이동통신사를 통해 구매하는 방식인데, 이통사별 공시지원금 등 구매 혜택이 모두 달라서 원하시는 회사에 따라 자세히 안내를 해드리겠다”고 응대했다.


LG전자가 16일부터 자사 가전 매장인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LG베스트샵 동교점에 애플 태블릿 ‘아이패드’와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시리즈가 진열된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A씨는 애플 제품 판매를 위해 일정 기간 내부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폰12 모델별로 성능과 가격 조건 등을 소개하는 데 막힘이 없었다. 애플 매장 직원과의 상담이 자유로운 분위기의 ‘대화’ 느낌이었다면, 이곳에서의 제품 설명은 좀 더 친절하고 고연령층까지 부담 없이 여러 가지를 물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날은 매장이 문을 연 직후라 아직 제품을 실제 구매한 고객은 없었다. 하지만 아이폰 판매가 시작되기도 전에 미리 이곳을 찾아 제품을 예약해두고 간 고객은 있다고 했다.


A씨는 “몇몇 고객들은 이미 며칠 전 예약 구매를 하고 갔고, 여기 직원 중에서도 미리 주문해 놓은 사람들이 있다”며 “오늘이 판매를 시작한 첫날이라 전체적인 분위기는 살펴봐야 할 것 같고, 애플 신작 ‘아이폰13’이 나왔을 때 제대로 파악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대는 애플 매장을 작은 규모로 옮겨온 듯한 모습이다. 애플 매장처럼 벽면 전체를 차지한 대형 사과 로고는 없다. 애플 가로수길이나 여의도 매장은 전체적으로 하얀 배경에 밝은 조명으로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느낌을 준다.


LG베스트샵은 좀 더 다양한 연령층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로 꾸민 가전 매장이다. 실제 매장 안쪽에는 이른 시간부터 가전제품을 보러온 중장년층 고객 몇몇이 상담을 받고 있기도 했다.


사실 붉고 둥근 원 속에 담긴 LG전자 로고와 애플 사과 로고가 한 매장 안에 자리 잡은 모습은 이질감이 없지 않다. LG전자 가전제품 사이에 둘러싸인 아이폰12 매대는 다소 ‘외딴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LG전자가 16일부터 자사 가전 매장인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LG베스트샵 동교점에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2’가 진열된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매장에는 아이폰12 외에도 애플 태블릿 ‘아이패드’와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시리즈도 진열됐다. 애플 제품 중 LG전자와 시장이 겹치는 노트북·PC 등은 팔지 않기로 결정된 만큼 관련 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매장은 홍대입구역에서 도보로 불과 3분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매장 입지 특성상 MZ(밀레니얼+Z)세대 유입을 노려볼 수 있을 법하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가 다음날부터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사전예약을 시작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날이기도 하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동시에 빈 공간이 될 뻔했던 기존 휴대폰 매대를 활용하고 영업사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


이번 애플 제품 판매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독점을 견제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와 애플의 ‘동맹’이 시장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LG전자가 16일부터 자사 가전 매장인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LG베스트샵 동교점 건물 외부 전경.ⓒ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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