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수박 등 가격 체감도 높은 상품 대폭 할인
장바구니 부담 완화…정부 물가 안정에도 동참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가 초저가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물가·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다.
여기에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새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들은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신선식품부터 생활용품까지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한우·삼겹살·통닭 등 인기 먹기리를 파격 할인가로 제공하는 ‘크레이지 4일 특가’ 행사를 진행했고, 이마트도 ‘고래잇 페스타 쿨 썸머 세일’에서 고기, 수박, 치킨 등 가격 체감도가 높은 인기 상품들을 중심으로 할인해 판매했다.
이마트의 경우 국내산 냉장육을 튀긴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출시 이후 최저가인 1마리 3480원에 내놨고, 국내산 삼겹살과 목심은 평소보다 약 60% 저렴한 가격에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오는 9일까지 ‘통큰 세일’ 2주차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롯데마트는 통큰 세일의 대표 품목인 ‘통큰 치킨’ 인기에 힘입어 1주차 행사(6월26일~7월2일) 기간 동안 전체 매출과 방문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 10% 증가했다.
편의점 역시 가격 경쟁에 가세했다.
CU는 이달 한 달간 400종 이상의 주류를 대상으로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맥주의 경우 ‘맥주 8캔 1만8000원’과 함께 ‘대용량 3캔 9000원’ 행사, 맥주 번들 할인 행사 3가지를 준비했다. 8캔 행사로 구매 시 기존 4캔 1만2000원, 1만3000원 행사 가격 대비 약 30% 더 저렴한 셈이다.
이마트24는 원기회복 관련 보양식, 제철과일, 건강식품 등 총 67종을 대상으로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세븐일레븐도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옥수수수염차, 동원샘물 등 음료 200종에 대해 교차 구매 가능한 1+1 행사를 연다.
유통업계가 초저가 경쟁에 돌입한 이유는 내수 부진과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이는 올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발맞추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6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식품 물가 안정을 위한 가공식품 가격 인상률 최소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고위당정협의회 후 브리핑에서 “당정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내외를 보이고 누적된 인플레로 물가 수준이 높아 생계 부담이 지속되는 만큼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당은 식품·외식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가공식품 가격 인상률 최소화 등 소비자 부담 경감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청했고, 정부도 이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업계 간 최저가 전쟁이 지속될 경우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당장에 매출이나 고객 유치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할인·마케팅 등 출혈 경쟁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대형마트는 소비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고, 편의점도 매출이 역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는 소비자들이 좀 더 실질적이고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품목을 위주로 할인 폭을 키웠다”며 “앞으로도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행사 품목이나 횟수 등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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