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업계와 가공식품 물가안정 협
소비쿠폰·휴가철 겹친 7월, 수요 급증 우려
할인 조치가 되레 소비심리 자극할 가능성도
가공식품 물가가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와 식품업계가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할인행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소비쿠폰 지급, 휴가철 소비 증가 등과 맞물려 단기적 가격 인하가 물가 자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1분기에도 가공식품 물가는 3.0%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4월 4.1%, 5월 4.1%로 4%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 가공식품 주요 품목 중 초콜릿, 김치, 커피 등의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이는 국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에너지 비용 등 누적된 원가 상승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코아의 경우 t당 9613달러로 2023년보다 약 3배 올랐고, 커피(로부스타)도 같은 기간 60% 이상 상승했다.
이에 정부는 식품·유통업계와 함께 7~8월 가공식품 할인행사를 추진한다. 최근 농식품부는 식품기업, 유통업체와 가공식품 물가안정을 위한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선 장바구니 물가부담 완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여름(7~8월)에 중점 할인 행사를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 주요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라면, 과자, 맥주, 간편식 등 소비가 많은 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50% 할인한다.
또 농식품부는 식품기업의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커피·코코아 등 21개 수입 원재료에 대한 할당관세와 부가세 면제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했다. 국산 원료 구매자금으로 200억원을 추가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가공식품을 포함한 ‘물가안정 TF’를 구성해 중장기 대응 방안 마련에도 착수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실제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지는 불확실하다. 7월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여름휴가철이 겹치는 시기다. 평소보다 소비 여건이 확대된 상태다.
여기에 가격 할인까지 겹치면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되레 물가를 자극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할인 자체가 ‘지금 사야 한다’는 심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물가라는 것이 수요와 공급 양측의 영향을 받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를 낮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할인 조치는 구조적인 가격 인하라기보다는 단기적 부담 완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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