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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방구석 영화제②] 대세라지만…완벽한 대안은 ‘글쎄’


입력 2020.07.02 02:00 수정 2020.07.02 13:46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저작권·상영료 문제 해결 어려워

"영화제가 주는 가치 실종"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촉발된 온라인 영화제는 영화계 생태계 변화를 예고한다. 극장 상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영화제 측은 콘텐츠를 공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여러 플랫폼 중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시공간을 초월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영화제와 관객 입장에서는 하나의 대안으로 꼽힌다.


7월 9일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국내 OTT 왓챠 송은주 매니저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소규모 영화제와 협업한 적이 있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영화제의 진행이 앞당겨졌다. 단기적인 교류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영화제의 한계도 분명하다. 영화제 진행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저작권을 비롯해 상영료, 불법 유출 문제다. 앞서 6월 8일 미쟝센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경쟁작을 온라인 무료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과정에서 '갑질’'논란이 불거지자 온‧오프라인 유료 상영 방식으로 바꾸기도 했다.


국내 최초 온라인 영화제를 선보인 전주국제영화제는 온라인 영화제로 변경하면서 출품 작품 180편과 관련된 창작자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송순진 홍보팀장은 "특히 상영료 부분은 적극적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함께한 웨이브의 협조를 얻어내 적당한 상영료를 공평하게 지급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무주산골영화제 조지훈 프로그래머 역시 "저작권 관련 문제가 어려워서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보여드리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미쟝센단편영화제 ⓒ미쟝센단편영화제

관객들이 반응을 파악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송 팀장은 "온라인에선 콘텐츠 경쟁이 심한 데다, 관객마다 관람 환경이 차이가 나서 반응을 파악하는 게 힘들었다"며 "관객에게 얻는 호응이나 관심은 오프라인보다 현저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조 프로그래머는 "인기 방송 프로그램이나 유명 유튜버가 온라인 라이브를 진행할 때 '몇 만 명'이 본다는 수치에 익숙해진 상황이었다"며 "어느 정도의 관객이 온라인 영화제에 참여해야 성공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무엇보다 감독과 관객이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오프라인으로 열리지 않는 데다 관객들이 영화제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사라지면서 영화제 본래 취지가 희미해졌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무주에서 영화를 보며 '초여름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무주산골 영화제는 '무관객'으로 진행되다 보니 영화제 특유의 매력을 잃어버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공개하는 시도는 이어지지만, 온라인 영화제가 오프라인 영화제를 완벽히 대체할 순 없다고 입을 모은다.


조 프로그래머는 "영화제는 단순히 영화 관람을 넘어 하나의 문화를 즐기는 기회“라며 "장소와 시간, 날씨 등과 함께 어우러지며 영화를 보는 경험은 온라인에서는 절대 할 수 없다. 온라인이 대세라고 하더라도,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대면의 가치가 오프라인 영화제에 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올해까지는 온라인 영화제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관객의 확장성을 기대하기 힘들고, 영화제의 매력도 반감된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다시 오프라인 영화제가 열려 본래 취지를 살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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