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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역대급 직진남…'동백꽃'으로 활짝 핀 강하늘


입력 2019.10.08 08:51 수정 2019.10.08 08:56        부수정 기자

KBS2 '동백꽃 필 무렵'서 황용식 역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력으로 호평

KBS2 '동백꽃 필 무렵'서 황용식 역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력으로 호평


배우 강하늘은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황용식 역을 맡았다.ⓒKBS 배우 강하늘은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황용식 역을 맡았다.ⓒKBS

"전 남녀관계가 충동적이기 때문에 인류가 번영했다고 생각해유. 사람 마음이라는 게 3초 안에 업어치기가 가능한 거구나. 서점에서 동백씨 처음 본 순간 3초 만에 깨달았습니다."

'역대급' 직진남이다. 다른 사람이 다 손가락질해도, 자기는 동백 씨의 편이될 거란다. 이 고백에 설레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KBS2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 속 황용식(강하늘) 얘기다. 용식은 작은 어촌마을의 파출소 순경이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그는 언론 앞에 선 피의자의 괘씸한 한 마디에 참지 못하고 주먹을 날린다. 누군가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일을 용식은 해낸다.

이 일로 서울에서 지방으로 좌천된 그는 동백이(공효진)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동백이는 결혼하지 않고, 홀로 아이를 키운다. 어렸을 적 엄마한테 버림받은 그에게 아들 필구는 이 세상 전부다. 필구를 먹여 살리려 음식점을 하지만 세상은 버겁다. 남편이 없다는 이유, 술을 판다는 이유,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색안경을 쓰고 본다. 전 남자친구 엄마가 동백을 병균 덩어리로 보는 건 동백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땅만 보고 걷는 사람이었던 동백에게 용식이 나타난다. "사랑하면 다 돼!"라는 순수한 마음 하나만으로 밀어붙인다.

최근 나온 드라마, 영화 로맨스물에는 직진남을 볼 수 없었다. 트렌드에 맞춰 현실적인 남자 캐릭터나 물릴 듯하지만 여전히 계속 나오는 부잣집 남자, 그리고 비현실적으로 완벽한 남자가 주를 이뤘다.

'동백꽃 필 무렵' 속 황용식은 현실성 반에 판타지 반을 적절히 섞어 놓은 캐릭터다. '썸'이 대세를 이루고 이런저런 이유로 연애를 포기한 요즘, 용식은 판타지적 인물이다.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생각해보게끔 한다.

용식이가 마냥 판타지적이기만 한 건 아니다. 재벌남들처럼 부자도 아니고, 빈틈도 많다. 다가가기 힘든 조각 미남도 아니다. 그래서 더 정감 간다.

배우 강하늘은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황용식 역을 맡았다.ⓒKBS 배우 강하늘은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황용식 역을 맡았다.ⓒKBS

동백이 원하는 스타일로 가겠다는 남자, 기다 싶으면 가야한다는 남자. 현실에 없을 법한 이런 직진남은 강하늘의 매력과 더해 훨훨 날아오른다.

동백이만 바라보는 따뜻한 용식이는 강하늘과 꼭 맞는 옷이다. 치아를 다 드러내며 웃을 때는 보는 사람의 마음도 순수해진다.

연예계에서 '미담 제조기'로 불리는 착하고 긍정적인 그의 성품은 용식이와 만나 매력이 배가 된다.

현실에서 용식이 같이 무조건 '들이대는' 사람은 자칫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지만, 강하늘이니깐 용서가 된다는 의견도 많다. 강하늘이 던지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역시 캐릭터의 순박한 매력을 더 끌어올린다.

2006년 연극 '천상시계'로 데뷔한 강하늘은 주로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해왔다. 이후 '아름다운 그대에게'(2012)와 '상속자들'(2013), '미생'(2014)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또 '쎄시봉'(2015), '순수의 시대'(2015), '스물'(2015), '좋아해줘'(2015), '동주'(2016),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2016), '기억의 밤'(2017)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동백꽃 필 무렵'은 강하늘이 군 제대 후 처음으로 택한 작품이다. 대본을 보고 '흔하지 않은 드라마'라고 느껴 택했다.

시청자들은 "강하늘이 이렇게 로맨스에 잘 어울릴 줄 몰랐다"며 강하늘을 다시 봤다고 입을 모은다. 흔하지 않은 드라마에서 흔하지 않은 인물을 창조해낸 강하늘. 강하늘의 재발견이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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