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비매너’ 일본 구제, 페어플레이 점수란?


입력 2018.06.29 07:27 수정 2018.06.29 14:5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폴란드에 0-1 패했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 따라 16강행

졸전 끝에 16강행 티켓을 따낸 일본. ⓒ 게티이미지 졸전 끝에 16강행 티켓을 따낸 일본. ⓒ 게티이미지

일본 축구가 월드컵 역사에 남을 ‘졸전’으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일본은 28일 오후 11시(한국시각)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폴란드와의 경기서 0-1 패했다.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 낮은 경기였다. 일본은 후반 1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베드나레크에게 골을 허용하며 끌려가기 시작했다. 만약 패한다면 16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일본은 다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른 경기장에서 소식이 들려왔다. 콜롬비아가 세네갈에 앞서가며 3위로 처졌던 일본이 다시 2위로 올라섰다.

일본은 공격을 사실상 포기한 듯 자기 진영에서만 공을 돌리며 시간을 무의하게 흘려보냈다.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졌지만 일본 선수들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이미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마저 이를 멀뚱멀뚱 지켜보며 희대의 졸전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경기 후 일본의 공 돌리기는 니시노 아키라 감독의 지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니시노 감독은 경기 후 자국 TV와의 인터뷰서 "본의는 아니지만,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전략이었다. 선수들에게도 성장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라며 "다른 H조 경기 상황도 지켜봐야 했다. 야유에 선수들이 무척 어려웠을 테지만 앞으로 강한 도전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왜 공 돌리기를 끝까지 고집했나란 점이다. 콜롬비아에 선취골을 내준 세네갈은 동점을 위한 총공세에 나섰다. 세네갈의 전력을 고려했을 때 득점이 충분히 가능해보였다. 만약 동점이 됐다면 일본이 다시 탈락 기로 내몰리는 상황이었다.

이를 위해 일본 역시 동점골이 필요했다. 공을 돌리면서 콜롬비아-세네갈의 상황을 지켜보기에는 그야말로 도박과도 같았다. 일본이 최악의 결정을 내리면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눈에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결국 점수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고 일본의 16강행이 확정됐다. 일본은 조별리그 최종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 세네갈과 동률이 됐다.

순위 결정을 내리기 위한 상황은 복잡해졌다. 일본과 세네갈은 골득실은 물론 다득점에서도 같았고, 상대 전적에서도 2-2로 비겼다. 결국 이번 대회 처음으로 도입된 페어플레이 점수에 의해 희비가 엇갈렸다.

페어플레이 점수는 △경고 : 1점 감점 △경고 누적으로 인한 퇴장 : 3점 감점 △즉각 퇴장 : 4점 감점 △경고 후 즉각 퇴장 : 5점 감점 순에 의해 점수가 매겨진다. 세네갈은 조별리그에서 옐로카드 6장, 일본은 4장을 받았다. 졸전으로 어렵사리 16강행 티켓을 따낸 일본은 기쁨의 만세를 불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