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유는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도깨비 김신 역을 맡아 인기를 누리고 있다.ⓒtvN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 없이 공유에게 굴러 떨어졌다."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의 한 시청자가 공유에 대해서 남긴 글이다. 극 중 김신(공유)이 읊은 시 '사랑의 물리학' 중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떨어졌다'를 차용한 말이다.
안방극장이 '공깨비'(공유+도깨비) 앓이다. 매주 금, 토요일이 기다려지는 건 '도깨비' 공유 덕이다. 여기저기서 "공유 멋있다"는 말이 들린다. 무서울 것만 같은 전설 속 도깨비는 공유를 만나 찬란하게 빛난다.
2007년 방송한 MBC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공유는 2016년 또 한 번 전성기를 맞았다. 올해 선보인 작품은 영화 '남과 여'를 시작으로 '부산행', '밀정', '도깨비' 등 총 네 작품. 쉬지 않고 일한 공유는 올해 스크린과 안방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부산행'으로 천만 배우가 된 그는 '밀정'으로 750만 관객을 모았다. 이어 '도깨비'에서는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매력을 뽐내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배우 공유는 올여름 '부산행'을 통해 천만 배우로 거듭났다.ⓒ뉴
'부산행'·'밀정'으로 스크린 2연타
공유는 입대 전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최한결로 분해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다. 제대 후 그는 '김종욱 찾기'(2010)), '도가니'(2011), 드라마 빅'(2012), '용의자'(2013), '남과 여'(2016) 등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도가니'로 466만명, '용의자'로 413만명을 각각 동원한 공유는 2016년 '부산행'으로 첫 천만 배우가 됐다. 이 같은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룬 게 아니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은 필모그래피와 과감하게 뛰어든 도전 정신이 만들어냈다.
좀비 블록버스터라는 생소한 장르에 출연한 공유는 펀드매니저이자 딸을 둔 아빠 석우로 분했다. 냉철하고 이기적인 석우는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 보편적인 인간애를 회복한다. 이 과정에서 공유는 석우의 심리 변화를 자연스럽게 묘사해 호평받았다. 부성애도 매끄럽게 소화해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배우 공유는 올가을 '밀정'으로 관객 750만명을 동원했다.ⓒ워너브러더스코리아
'천만 배우' 타이틀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유는 김지운 감독의 '밀정'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무장독립운동단체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 김우진을 연기한 공유는 묵직하면서도 메시지 있는 캐릭터를 준수하게 이끌었다.
'남과 여', '부산행', '밀정'을 통해 이전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며 원숙미 갖춘 배우로 발돋움했다. '밀정'에서 공유는 750만 관객을 불러모아 '부산행'에 이어 연타석을 쳤다.
배우 공유는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도깨비 김신 역을 맡아 존재감을 뽐낸다.ⓒtvN
이토록 멋있는 '도깨비'라니
공유의 활약은 '도깨비'에서 정점을 찍었다. 드라마의 귀재 김은숙 작가가 몇 차례 러브콜을 보낸 공유는 '빅'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900살 넘은 '도깨비', 이 전례 없는 캐릭터는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았다. 첫 방송 결과, 우려는 기우였다. 공유는 전설 속에서만 등장할 것 같은 비현실적인 도깨비를 현실에 발 붙이게 했다.
'도깨비'는 그간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다룬 김 작가의 작품들과는 다르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두렵지만, 보편적인 진리를 짚어내면서 공감을 얻는다.
온전히 죽지 못해 939년을 살아가는 김신은 다른 사람의 죽음을 봐야만 한다. 그에게 생은 기쁨보다는 벌에 가깝다. 저주를 풀 방법은 가슴에 꽂힌 검을 뺄 도깨비 신부를 만나는 것. 자신을 도깨비 신부라 우기는 여고생 지은탁(김고은)을 만난 그는 어느덧 은탁에게 서서히 빠져든다. 아무것도 모르는 은탁은 도깨비의 고통을 덜기 위해 검을 빼려고 하고 도깨비는 예상치 못한 위기에 다다른다. 은탁과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지만 자신이 죽어야 은탁이 산단다.
배우 공유는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도깨비 김신 역을 맡아 호평을 얻고 있다.ⓒtvN
비운의 운명을 타고난 도깨비는 섬세한 감정 연기가 필수인 캐릭터. 공유는 슬픈 눈빛과 나지막한 목소리를 활용해 탁월한 재주를 부린다. 939년을 힘들게 살아온 김신에게 연민을 품는 건 공유의 물오른 감정 연기 덕이다. 지은탁에게 투정을 부리면서도 미소 뒤에 감쳐진 슬픈 운명은 고스란히 가슴에 박힌다.
공유는 눈빛과 목소리만으로도 감정을 전달한다. 눈물을 쏟지 않아도 슬퍼 보이고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아도 묘한 감정이 오롯이 느껴져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내레이션에서는 목소리가 특히 빛난다. "공유의 눈빛과 목소리가 이렇게 좋은 줄이야. 반했다"는 글이 이어지는 건 당연하다. '도깨비'를 마냥 즐겁게만 볼 수 없는 이유는 공유가 지닌 매력 때문이다. 인간의 생과 사, 근원적인 지점을 이토록 슬프고 안타깝게 묘사할 수 있을까. 우월한 기럭지가 돋보이는 '슈트 맵시'는 덤이다.
이제 반환점을 돈 '도깨비'. 공깨비를 볼 수 있는 회차가 8회밖에 안 남았단 사실이 벌써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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