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파퀴아오, 브래들리전 생중계 선거법 위반?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6.04.10 08:12  수정 2016.04.10 15:14

파급력 큰 은퇴경기, 필리핀 총선 한 달 앞두고 열려

필리핀 선관위, 파퀴아오 비중 의식해 TV 중계도 허용

파퀴아오가 10일 브래들리를 맞이해 은퇴경기를 치른다. ⓒ 게티이미지

프로복싱 역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매니 파퀴아오(38·필리핀)가 5월 총선을 앞두고 티모시 브래들리 주니어(33·미국)와 은퇴경기를 치른다.

파퀴아오는 10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브래들리 주니어를 맞이해 공석인 세계복싱기구(WBO) 인터내셔널 웰터급(66.68kg) 타이틀전을 치른다.

파퀴아오는 지난해 5월 역대 최고의 대전료인 2억5000만 달러(한화 2878억 원)를 놓고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9·미국)와 세기의 대결로 은퇴하려 했다.

하지만 메이웨더 수비 복싱에 말려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심판전원일치 판정패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속이 상했다. 이후 오른쪽 어깨 회전근 수술까지 받은 뒤 재활 치료로 1년여를 날리며 화려한 은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메이웨더는 만만한 상대 안드레 베르토(33·미국)를 골라 여유 있게 꺾고 49전 무패의 대기록을 남기고 은퇴했다. 메이웨더가 떠나버린 링에서 파퀴아오가 택한 상대는 ‘숙적’ 브래들리다. 브래들리 역시 역사에 남을 위대한 복서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메이웨더 이름값에 미치는 상대를 찾기 어려운 만큼, 화려한 은퇴를 위해 브래들리를 택했다.

파퀴아오의 제안을 브래들리 역시 흔쾌히 수락했다. 둘 사이에도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파퀴아오는 4년 전 브래들리와 첫 대결에서 논란의 판정패를 당했지만, 2년 뒤 재대결에서 심판만장일치 판정승으로 되갚았다. 31승(12KO)1무를 기록한 브래들 리가 안고 있는 유일한 패배가 파퀴아오에 당한 것이다.

큰 의미를 지닌 대결로 숱한 화제를 뿌리고 있는 이번 매치는 세계 복싱팬들이 열광할 만하다. 하지만 이번 매치는 파퀴아오의 조국인 필리핀에서 선거법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필리핀 빈민가 출신인 파퀴아오는 플라이급(50.80kg)을 시작으로 웰터급까지 9체급을 거치는 동안 사상 최초의 8개 체급에서 10번의 타이틀을 획득한 필리민의 영웅이다.

브래들리와 고별전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인 파퀴아오는 지난 2010년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2013년 재선에도 성공했다. 여세를 몰아 파퀴아오는 5월 총선에서 임기 6년의 상원의원에 출마한다. 경기가 열리는 이날은 선거 직전 90일로 제한된 선거운동 기간이기도 하다.

이런 시점에 파퀴아오가 고별전을 치른다는 것은 특정 후보에 대한 편향적 보도와 왜곡된 홍보 효과라는 우려를 낳았다. 지난달 파퀴아오의 반대 측에서는 “모든 후보자들이 미디어에 동등하게 노출될 기회를 보장하는 현행 선거법에 저촉된다”며 파퀴아오-브래들리전 일정 연기를 주장했다.

그로 인해 필리핀내에서의 TV 및 라디오 중계 여부도 확정되지 못했다. 하지만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 측이 파퀴아오 측 변호사의 TV 및 라디오 선거 홍보 시간과 복싱 12라운드(36분)을 비교해 주장한 것을 받아들여 중계가 성사됐다. 필리핀 국민들 사이에서 파퀴아오가 차지하는 의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파퀴아오는 은퇴 경기를 끝으로 향후 정치에 전념한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어찌 됐든 파퀴아오 주먹은 21년의 복싱 인생은 물론 제2의 인생을 열어줄 총선판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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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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