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폐막, 현실로 다가온 VR...진전되는 5G

바르셀로나(스페인)=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입력 2016.02.25 16:13  수정 2016.02.25 16:34

스마트폰보다 더 주목받은 VR, 사람들의 관심 '업'

5G 논의 속도낼 듯...점점 강화되는 차이나 파워

22일(현지시간) ‘MWC 2016'가 개최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 3홀 삼성전자 전시부스에 마련된 'VR 4D 상영관'에서 참관객들이 VR콘텐츠를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모바일이 모든 것이다(Mobile is Everything)'라는 주제로 지난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화려한 막을 오렸던 세계 최대 모바일 축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Mobile Werld Congress) 2016‘이 나흘간의 열전을 마치고 25일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동안 주인공이었던 스마트폰보다 조연으로 치부됐던 가상현실(VR)기기가 더욱 주목받는 이색적인 모습이 연출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통신분야 이슈로 이번 행사에서 한층 논의가 진전된 5G도 VR로 인해 더욱 관심이 높아진 모습이다.

또 ‘중국 굴기’로 불릴 정도로 전시회장 메인 홀뿐만 아니라 전시장 바깥의 시내 곳곳의 광고판을 점령한 ‘차이나 파워’의 위세는 점점 더 강해지는 분위기였다.

전시회장 곳곳에서 VR...MWC 천하를 지배하다=올해 행사에서는 그동안 주인공이었던 스마트폰이 VR에게 자리를 내준 모습이었다. 기기의 수가 전시부스에서 차지하는 규모에서는 여전히 스마트폰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정작 사람들이 몰린 곳은 VR기기였다.

스마트폰 등 IT기기 업체들이 시장 침체를 타개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내놓은 VR기기가 오히려 본 제품의 관심을 뛰어넘는 모습이 연출됐다.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 등이 마련한 VR 체험존에는 행사 내내 많은 인파가 몰리며 긴 줄이 형성됐다. 30분 이상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줄을 서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아 대중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IT업계 관계자들은 미래 기술로 치부됐던 VR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대중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면서 머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현실로 인식시킨 것은 의미있는 성과라고 입을 모았다.

관련 콘텐츠 부족, VR기기 무게와 착용감, 엔터테인먼트 외 교육 등 다른 분야로의 확산 등 여전히 많은 선결 과제들이 있지만 더욱 빠르게 해결돼 나갈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조준호 LG전자 사장은 “몇 년전부터 회자되기 시작한 VR은 어지럼증과 기기의 무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기기의 무게를 좀 더 내리고 디스플레이와 소프트웨어 기술도 좀 더 개선하면 사람들의 실생활에 들어 올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WC 2016'가 개최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 3홀 KT 전시 부스 '5G존'에서 관람객이 2018년 평창에서 구현될 5G 네트워크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KT
5G 논의 가속화...VR 등에 업고 관심 ‘업’=이번 행사에서는 차세대 통신기술인 5G에 논의가 가속화된 것도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G 도입에 대해 각국 통신사와 장비업체 등 관련업계의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는데 올해는 5G 도입에는 이견이 없는 가운데 어떻게 준비하고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으로 논의가 집중되는 모습이었다.

SK텔레콤과 KT는 일본 NTT도코모, 미국 버라이즌 등과 5G 시범서비스 규격 연합체를 결성하며 표준화 경쟁에서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또 SK텔레콤은 퀄컴과 5G, 차량통신(V2X), 머신러닝 기술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세계 최초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위한 단말기 개발 등 핵심기술 개발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KT도 전시부스에서 20Gbps 속도 시연은 물론 5G 기술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으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구현될 5G 관련 기술도 전시하는 등 적극 홍보에 나섰다.

또 에릭슨과 노키아 등도 전시부스를 통해 5G의 가장 기본적 요건이라고 할 수 있는 20Gbps 이상의 속도를 실제 구현한 기술을 선보이는 등 향후 5G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낼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통신업계 관계자들도 이번 행사를 통해 5G가 보다 현실로 다가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5G의 조기 상용화를 놓고 한국·미국·일본 등은 긍정적, 유럽은 부정적인 분위기로 의견이 분분했는데 1년 만에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이제 5G를 해야 한다는 방향은 잡혔는데 수익 창출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하는 모습"이라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은 VR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 5G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뿐만 아니라 SK텔레콤 등 통신사들도 VR 체험존을 마련한 것도 향후 VR서비스가 5G 인프라를 확대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된 모습이었다.

이 외에도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드론 등 5G 인프라가 필요한 분야는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여 5G에 대한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MWC 2016'가 개최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 3홀 화웨이 전시부스.ⓒ연합뉴스
점점 더 지배력 강화되는 차이나 파워=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 이어 이번 행사에서도 대륙의 힘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행사의 메인 전시장격인 3번 홀에서도 국내 대표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규모나 위세면에서 뒤지지 않았고 시내 대형광고와 TV 광고도 끊임없이 눈에 띄었다.

화웨이는 3번홀의 정중앙에 삼성전자와 맞먹는 규모의 전시부스를 차렸으며 2번홀에 마련한 기업간거래(B2B) 전시관도 대형 규모로 구성했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행사의 공식 후원사 역할을 해 오면서 행사의 최대 고객 중 하나로 완전히 뿌리를 내린 모습이었다.

ZTE와 레노버도 3번 홀에 각각 단독부스를 차리는 등 중국은 스마트폰 업체 3곳만 메인홀로 자리를 잡았다. 또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도 함께 자리하면서 중국에서 열리는 ‘MWC 상하이’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였다.

이들 중국 업체들은 보급형 스마트폰을 선보인 레노버 외에 특별한 신제품이 없었음에도 나란히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비해 위세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이 점점 메인에서 밀려나면서 중국의 위세가 더욱 커지는 모양새”라며 “매년 성장하며 달라지는 중국 업체들의 모습이 전시장에 반영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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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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