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붙었다´ KIA vs SK…신구왕조 맞대결

이경현 넷포터

입력 2009.10.16 11:08  수정

[한국시리즈]전통의 명가 KIA vs 신흥 명문 SK

KIA, 선발-중심타선 막강...SK 불펜과 응집력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선 KIA가 SK에 10승2무7패로 앞섰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상대 전적은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이다.

프로야구 ´전통의 명가‘와 ´신흥 명문´이 물러설 곳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한판 승부를 펼친다.

16일부터 광주구장서 펼쳐지는 KIA와 SK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은 신구 왕조간의 자존심 대결로 요약할 수 있다.

KIA 타이거즈는 전신 해태시절에만 총 9차례 우승, KBO 통산 최다우승에 빛나는 명가 중의 명가다. 한국시리즈 최다진출과 100% 승률이라는 전무후무한 위업은 지금도 호남야구만이 갖고 있는 자존심이다.

하지만 2001년 KIA로 간판을 바꾼 이후로는 이번이 첫 한국시리즈 진출일 만큼, 우승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해태의 마지막 우승이던 97년 이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귀환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금의 선수단 중 당시 해태왕조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선수는 최고참 이종범과 이대진 정도밖에 없다. 하지만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2009년 최강의 전력을 구축한 KIA는 해태시절 못 다한 ´V10´ 역사를 완성하겠다는 야심에 부풀어있다.

SK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밀레니엄을 대표하는 최고의 팀으로 손색이 없다. 팀으로서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지난 2007년과 2008년 압도적인 전력으로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우승, 일약 신흥명가로 뛰어올랐다.

주전들의 부상공백 속에 정규시즌 1위는 아깝게 놓쳤지만, 막판 19연승의 신화를 쓰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뒤 3연승의 극적인 역전드라마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내친김에 80년대 해태(86~89년, 4연패) 왕조 이후 달성하지 못한 한국시리즈 3연패를 이루며 진정한 왕조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욕에 불타고 있다.


KIA 선발-중심타선 ´막강´, SK 불펜-지뢰밭 타선 ´끈기´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선 KIA가 SK에 10승2무7패로 앞섰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상대 전적은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이다.

KIA는 이종범이나 이대진, 장성호 등을 제외하면 한국시리즈는 고사하고 포스트시즌 경험을 갖춘 선수들도 그리 많지 않다. 반면, SK는 주축들이 모두 지난 한국시리즈 2연패의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단기전의 노련미는 한 수 위라고 볼 수 있다.

단기전은 역시 투수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KIA는 자타가 공인하듯 선발 마운드가 국내 최강이다. 아퀼리노 로페즈-릭 구톰슨-윤석민-양현종으로 이어지는 선발투수진은 올 시즌 8개구단 중 가장 많은 48승을 합작, 누구를 내보내도 ´에이스´라고 할 만큼 절정의 구위를 자랑했다.

하지만 그만큼 이들이 초반부터 부진할 경우, 오히려 경기가 꼬일 수도 있다. 관건은 페넌트레이스 종료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KIA의 막강 선발진이 플레이오프 막바지부터 살아난 SK 지뢰밭 타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봉쇄하느냐에 달렸다.

불펜은 오히려 SK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 ´벌떼 마운드´로 대표되는 SK 불펜진은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24이닝간 자책점 1.13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윤길현-고효준-이승호-정우람-정대현이 모두 고른 구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강점.

KIA도 유동훈이라는 막강 마무리가 있지만, SK에 비해 허리가 양적-질적으로 떨어지고 경험도 부족하다. 후반까지 박빙의 승부가 되면 오히려 SK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타격은 KIA가 최희섭-김상현이 버틴 중심타선의 파괴력에서 한 수 위라면, SK는 특정선수보다는 상하위타선의 고른 집중력을 자랑한다. KIA는 최희섭-김상현이 69홈런, 226타점을 합작했다. 올 시즌 팀이 기록한 156홈런-671타점에서 각각 3-4할에 육박하는 수치다.

SK는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박정권이 5경기에서 타율 0.471(21타수 10안타)에 3홈런/8타점을 기록, 가장 물오른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5차전에서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인 6홈런 19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인다.

양 팀은 1차전 선발로 각각 외국인 투수인 아퀼리노 로페즈(34·KIA)와 카도쿠라 켄(36·SK)을 예고했다.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의 우승확률이 77%에 이르는 데다, 1차전 선발이 상황에 따라 4,7차전에서도 등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첫 경기 선발등판의 책임은 그만큼 무겁다.[데일리안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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