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4분기 역대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률 전분기比 1.5%p 하락
메모리 반도체 원가 폭등 장기화 전망…내년 수익성 추가 압박 우려
주요 제조사, 최상위 모델 강화 및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방어 수순
10월 23일 아이폰 듀오의 매장 판매 개시를 기념해 애플 도메인 노스사이드 매장에서 디어드리 오브라이언과 존 터너스(가운데)와 함께하고 있다.ⓒ애플
"현재 메모리 가격 상황은 전례가 없는 수준입니다."(존 터너스 애플 CEO)
애플이 아이폰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회계연도 4분기(7~9월)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이익률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기존 재고와 비메모리 부품 비용 하락, 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비용 부담을 상쇄하고 있지만 메모리 구매 가격이 내년에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가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애플을 비롯한 주요 제조사들은 제품 가격 인상과 프리미엄 제품군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 하락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애플은 2026회계연도 4분기 순이익이 307억 달러(약 41조원)로 전년 동기(275억 달러)보다 11.8%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매출액은 1145억 달러(약 145조원)로 전년 동기(1025억 달러) 대비 11.7% 늘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회계연도 4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실적 개선은 아이폰이 이끌었다. 이 기간 아이폰 매출은 57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다. 회계연도 4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서비스 부문 매출도 316억 달러로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 지표는 뒷걸음질 쳤다. 애플의 매출총이익률은 47.9%, 제품 매출총이익률은 37.2%를 기록했다. 관세 환급 효과를 제외하면 두 지표 모두 전분기 대비 약 1%p 하락한 수준이다. 메모리 비용 상승이 제품 매출총이익률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케반 파레크 CFO는 설명했다.
영업이익률도 31.1%로 직전 분기인 회계연도 3분기(32.6%)보다 1.5%p 하락했다. 매출 성장세와 달리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존 터너스 애플 CEO는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메모리 가격 상황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9월 분기에는 6월 분기와 비교해 메모리 비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재고와 비메모리 부품 원가 하락, 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부담을 일부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메모리 비용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터너스 CEO는 2027회계연도 1분기인 12월 분기(10~12월)에는 메모리 비용이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폰 듀오ⓒ애플
파레크 CFO도 12월 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를 45~46%로 제시하며 9월 분기 보다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2월 분기에 예상하는 전분기(9월 분기) 대비 매출총이익률 하락의 대부분은 메모리 비용 상승에 따른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원가 상승이 다음 분기 수익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가 부담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애플은 올해 제품 가격을 지속 인상해왔다.
지난 6월 미국에서 맥북 가격을 100~300 달러, 아이패드 가격을 100~200 달러 올린 데 이어, 9월 공개한 아이폰18 프로와 프로맥스의 미국 시작 가격도 전작보다 각각 100 달러 높였다. 지난달 출시한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의 국내 가격은 329만~509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애플이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원가 상승에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리미엄 제품군 강화 대표 사례가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다. 사비 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재로서는 공급과 수요가 언제 균형을 이룰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글로벌 제조사 전반의 원가 부담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주요 제조사들도 가격 전가가 용이한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군 비중을 확대하고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AI를 통한 생태계 경쟁력 강화는 수요 방어 전략의 한 축으로 지목된다. 파레크 CFO는 "AI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매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보고 있다"면서 "제품 측면에서 AI는 고객이 최신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제품을 교체하거나 애플 제품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애플은 AI 기능을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는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애플이 서비스 매출에서도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만큼AI를 비롯한 신규 기능과 서비스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애플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등으로 기기 구매 부담을 낮춰 소비자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과 함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축인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제품군 다변화 및 AI 기술 고도화로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2027년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 수요 확대를 전망하며 ▲플래그십 중심으로 제품 믹스 개선 ▲폴더블 사용자 경험 고도화 ▲에이전틱 AI 경험 강화 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양적·질적 성장을 위해 수익 구조를 최상위 모델 중심으로 개선하겠다"면서 "플래그십에서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기존 고객의 재구매와 경쟁사 고객 유입을 늘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가격대별 제품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쓰기